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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옷’ 여직원과 밀착사진 2만원…이런 카페 고교생도 줄선다

중앙일보

2026.05.19 13:00 2026.05.2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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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콘셉트 카페 내부 모습. 오삼권 기자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콘셉트 카페 내부 모습. 오삼권 기자

노출이 과한 의상을 입고 손님을 응대하는 ‘콘카페(콘셉트+카페)’가 늘면서 변종 성산업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샴페인 파티 등 선정적인 영업 행태에도 미성년자 출입·고용 등 규제가 이뤄지지 않아 청소년들이 유해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단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콘카페. ‘양키데이’ 행사가 진행된 이곳에선 여성 종업원 6명이 찢어진 짧은 상·하의 등 불량배 콘셉트의 노출 의상을 입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30㎡(약 10평) 정도 되는 내부엔 작은 무대와 6개 원형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이곳에서 일한 지 나흘 됐다는 대학교 1학년 A씨(19)는 “평소에도 화려한 옷을 입고 꾸미는 것을 좋아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찾아오는 손님도 고등학생부터 20대까지 젊은 층이 많다”고 말했다.

메이드 복장을 한 종업원이 손님을 ‘주인님’이라고 부르거나 ‘뺨 맞기’ 서비스를 판매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던 ‘메이드 카페’가 각기 다른 콘셉트의 카페로 변형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마포구에 문을 연 한 콘카페는 고양이를 콘셉트로 한다고 홍보한다. 이곳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엔 선정적인 의상을 입은 채 고양이 머리띠를 한 종업원의 사진 등이 올라와 있다. 지난해 서울 관악구와 서대문구에 각각 문을 연 카페는 ‘동물 메이드’ ‘게임 플레이어’ 등을 콘셉트 하고 있다.

일부 콘카페에선 더욱 선정적인 영업 행태를 보인다. 고가 샴페인을 주문하면 특정 종업원에게 개별 접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식 등이다. 마포구의 한 콘카페에서 판매하는 최고가 샴페인은 70만원인데 “16만9000원, 30분 영웅담” “30만원, 1시간 영웅담” 등 샴페인 가격별로 종업원의 개별 접객 시간이 다르다고 공지하고 있다. 선정적인 사진도 콘카페의 주요 수입원이다. 가게를 찾은 손님이 1만~2만원을 내면 선정적인 의상을 입은 종업원과 신체적으로 밀착해 ‘체키’라고 불리는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가게를 찾지 않은 사람에겐 종업원이 특정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문제는 이들 가게가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미성년자도 출입하거나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포구의 한 콘카페에서 만난 고교생 김모(16)군은 “SNS를 통해 메이드 카페를 알게 돼 친구들과 몇 번 다니다가, 이젠 혼자 다닌다”며 “친한 ‘오시’(가장 좋아하는 종업원)가 생긴 뒤로는 대화하는 게 재밌어서 계속 찾는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콘카페를 찾는 미성년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한 게시판 이용자가 “미성년자는 샴페인을 못 사나?”는 글을 올리자 다른 이용자가 “무알코올 샴페인을 사라”고 답변을 달기도 했다.

신상 유포 등 온라인상 사생활 침해 문제 여지도 있다. 일부 이용자들이 콘카페 방문 후기라며 종업원의 사진을 촬영한 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올리기 때문이다. 이런 게시글엔 종업원에 대한 외모 품평이나 성적 발언 등 2차 가해가 이어지기도 한다. 특정 사이트에선 회원끼리만 콘카페 방문 후기를 열람할 수 있도록 비공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노윤호 법률사무소 사월 변호사는 “돈을 내면 타인의 몸과 감정을 소비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자리 잡은 탓”이라며 “상대방을 인격체가 아닌 수단으로 보게 되면 최근 논란이 되는 관계성 범죄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회원끼리만 콘카페 방문 후기를 볼 수 있도록 폐쇄형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모습.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회원끼리만 콘카페 방문 후기를 볼 수 있도록 폐쇄형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모습.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일반음식점 등록했어도 단속 근거 마련해야”

지자체에선 이 같은 영업 행태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단 입장이다.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경우 미성년자 출입·고용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선정적인 영업 방식에 대해선 의상·행위 등 구체적인 규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한다. 한 기초지자체 관계자는 “한때 논란이 됐던 룸카페는 방이라는 시설을 기준으로 규제했지만, 콘카페는 시설상 일반 카페와 차이가 거의 없다”며 “유흥접객 행위가 입증돼야만 단속이 가능한데, 법적 잣대가 엄격해 이를 적용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법망을 회피하는 변종 업종을 막기 위해선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자체에선 법적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단속하는 것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성평등가족부의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고시를 신속하게 개정해 단속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 조사관은 “변종·신종 청소년 유해 업소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일반음식점이더라도 청소년 유해 행위를 규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삼권([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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