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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500조 시대, 수익률도 ‘39배 차이’ 양극화...ETF 금액 2년만에 5배로

중앙일보

2026.05.19 20:00 2026.05.20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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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지연 노사정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이 지난 2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 발표'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고용노동부 제공)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호황과 맞물려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직장인들의 노후자금이 몰렸다. 같은 퇴직연금이라도 예금에 묶어둔 사람과 적극적으로 투자한 사람의 수익률 격차는 39배까지 벌어졌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20일 공개한 ‘퇴직연금 투자백서’ 내용이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1년 전(431조7000억원)과 비교해 16.1% 증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5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ETF 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금액은 지난해 말 48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코스피 상승세에 힘입어서다. 2년 전인 2023년 말(9조원)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불었다. 전체 실적배당형 적립금 가운데 ETF 비중이 39.6%에 달하는 등 ETF가 사실상 퇴직연금의 주력 투자 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별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

퇴직연금 수익률별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


퇴직연금의 중심축도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에서 가입자가 직접 굴리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DC형(28.2%)과 IRP(26.1%) 비중은 총 54.3%로 DB형(45.7%)을 앞질렀다. 특히 IRP 적립액은 130조9000억원으로, 2023년 75조6000억원에서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가입자의 운용 방식에 따라 수익률 차이도 극명했다. 지난해 수익률 상위 10% 계좌는 적립금의 약 84%를 펀드와 ETF 등 실적배당형 상품에 투자해 평균 19.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하위 10% 계좌는 자산의 74%를 예금과 보험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넣어두면서 수익률이 0.5%에 그쳤다. 같은 퇴직연금이지만 자산을 어떻게 굴렸느냐에 따라 성과가 40배 가까이 벌어졌다.

지난해 퇴직연금 전체 수익률은 6.47%로 제도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75.6%)과 국민연금 수익률(19.9%)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퇴직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해도 한국은 2.42%에 그쳤다. 미국(10.12%)과 호주(7.42%) 등 연금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

이는 예금과 보험, 국채 등 원금이 보호되지만 기대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형에 전체 적립금의 75.4%(378조1000억원)가 운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펀드나 회사채 등 원금을 보호받지 못하지만 기대 수익률이 높은 실적배당형은 123조3000억원(24.6%) 수준이었다.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된 퇴직연금의 경우 지난해 수익률이 3.09%에 그치며 2024년(3.67%)보다 되레 하락했다. 반면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증시 활황에 힘입어 같은 기간 9.96%에서 16.8%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가입자 절반은 지난해 말 수익률이 2%대에 머물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높여주는 생애주기펀드(TDF)나, 가입자가 미리 정한 투자 성향에 따라 적립금을 자동으로 운용하는 디폴트옵션 등을 활용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퇴직연금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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