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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조금 받으며 밀가루 담합…제분사 7곳에 6710억 과징금

중앙일보

2026.05.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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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제분업체들이 6년간 라면ㆍ제과 업체 등에 납품하는 밀가루 가격을 담합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들 업체는 정부로부터 물가 안정 보조금을 받으면서도 담합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6년에 걸쳐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에 과징금 6710억원을 부과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6년에 걸쳐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에 과징금 6710억원을 부과했다. 뉴스1

공정위는 20일 밀가루 가격과 공급물량 등을 담합한 혐의로 제분업체 7곳에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과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사조동아원 1830억원, 대한제분 1792억원, CJ제일제당 1317억원, 삼양사 947억원, 대선제분 384억원, 한탑 242억원, 삼화제분 194억원 등이다.

이들 업체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6년에 걸쳐 농심, 오뚜기, 팔도 등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밀가루 가격 등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밀가루 원료 가격이 오르면 원가 상승분을 빨리 가격에 반영하고, 반대로 하락기에는 천천히 반영하기 위해 24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인하폭과 시기, 물량 등을 짬짜미했다. 제분사들은 담합 기간 대표자급과 실무자급 회합을 총 55차례 열어 담합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의 계기는 2018년 말 시작된 대형사 간의 ‘농심 쟁탈전’이었다. 농심은 밀가루의 국내 최대 수요처인데다, 다른 업체들의 밀가루 납품 가격의 기준 가격이 된다. 농심에서 시작된 납품 가격경쟁으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2019년 11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상위 3개사와 삼양사 임직원들이 담합을 시작했고, 이후 나머지 하위 3개사들이 담합에 가담하며 업계 전체가 담합으로 엮였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담합 대상도 농심, 팔도 등 대형 수요처에서 전체 거래처까지 확대됐다. 담합으로 밀가루 가격은 2022년 9월 기준으로 담합 전인 2019년 12월보다 최대 74%까지 상승했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공정위는 담합 행위에 대한 관련 매출액을 총 5조6900억원으로 산정해 과징금을 산출했다. 담합을 시작한 상위 3개사와 삼양사에는 과징금 부과 기준율 15%를 적용하고, 나머지 3개 사업자는 10%의 부과기준율을 적용해 과징금을 매겼다.

업체들에 부과된 과징금은 단일 담합사건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종전 최대 과징금은 2010년 6개 액화석유가스(LPG) 담합에 부과된 6689억원이다. 공정위는 이들 제분사들이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물가안정 지원금 471억원을 받는 기간에도 담합을 지속한 점 등을 고려해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별 과징금도 제분사들의 한 해 영업이익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과징금 규모가 가장 큰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424억원, 373억원 등이다.

공정위는 과징금 외에도 담합 이전의 경쟁질서를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산정해 공정위에 보고하도록 하는 가격재결정 명령도 부과했다. 제분사들은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담합 적발 후 가격을 선제적으로 인하한 데다, 중동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고 맞서왔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들의 부당이득이 환수되고, 나아가 가계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을 기대한다”며 “독과점 사업자의 중대한 불공정행위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태롭게 하고 공정한 경쟁과 혁신만이 기업의 영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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