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로스엔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알렉산드리아함'(SSN 757·6900톤급)이 지난해 2월 10일 오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1991년 취역한 알렉산드리아함은 길이 110m, 폭 10m 규모이며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이날 부산에 입항했다. 알렉산드리아함이 국내에 입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1
군이 한국형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해군이 합동참모본부에 핵잠 소요제기서를 제출하면서 숙원 사업이 본격 추진 단계에 들어갔다.
20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최근 합참에 핵잠 도입을 위한 소요제기를 했다.
소요제기는 군이 신규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할 때 필요한 성능과 운용 개념, 도입 규모, 전력화 시기 등을 공식 요청하는 절차로, 전력 획득 과정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
해군은 “핵잠 건조 추진과 관련해 소요 제기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합참은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며, 이달 안으로 합동참모회의를 열어 핵잠 소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소요 결정이 완료되면 선행연구와 사업 타당성 조사, 총사업비 협의 등을 거쳐 체계개발 단계로 넘어간다. 다만 정부가 별도의 ‘핵잠 특별법’ 추진도 검토 중이어서 사업 절차가 일부 단축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군 당국은 그동안 5000t급 이상 핵추진잠수함 4척 이상을 2030년대 중반 이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내부 논의 과정에서 배수량이나 도입 규모가 조정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핵잠은 장기간 잠항과 은밀 작전이 가능해 전략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한국군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기술·외교 문제 등으로 추진과 중단을 반복해왔다.
사업은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관련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다시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핵심 과제인 핵연료 확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핵잠 연료용 농축우라늄 확보를 위해서는 미국과 군사용 핵물질 이전 협상 및 별도 협정 체결이 필요하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대식 의원은 “한미 정상 통화와 국방장관 회동 등 중요한 협의가 있었지만 핵연료 확보 방안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며 “핵잠 추진의 선결 조건인 연료 확보 문제부터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달 말 ‘대한민국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핵잠 개발 원칙과 건조 계획, 핵 비확산 입장, 사업 일정 등이 담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