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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만 다시 마주앉은 삼성전자 노사...김영훈 장관 직접 중재

중앙일보

2026.05.20 00:50 2026.05.20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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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오른쪽). 가운데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반도체 부문) 피플팀장(왼쪽)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오른쪽). 가운데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협상 결렬 4시간 여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다.

노사는 20일 오후 4시 20분 경기도 수원에 있는 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 간 자율교섭을 김 장관이 주선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중노위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총파업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노사 모두 파국은 피하고 싶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던 만큼 4시간 여만에 다시 마주 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간 이견을 상당 부분 좁힌 만큼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중노위는 삼성전자 노사에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동의를 얻지 못해 최종 불성립됐다고 밝혔다. 노측은 이를 수락한 반면 사측은 수락 여부를 유보하며 서명을 하지 않았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40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회의장을 나와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연으로 사후조정 절차가 종료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마지막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 핵심 쟁점은 성과급 배분 비율이다. 그간 노조는 성과급 재원의 70%를 반도체(DS) 부문 전체가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30%를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고 요구해왔다. 부문 비중이 높으면 적자 사업부인 비메모리 소속 임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갈 수 있다.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려면 2만여 명에 달하는 시스템LSI, 파운드리 소속 조합원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일거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고 맞서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입장문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동조합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삼성전자 노사 교섭대표들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고용노동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삼성전자 노사 교섭대표들과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고용노동부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성과급 체계는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급력이 크다. 추가 협상 과정에서 이 점 역시 고려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부 노동조합이 단결권, 단체행동권을 통해서 단체교섭을 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좋은데 그것도 적정한 선이 있다”며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삼성전자 파업을 강제로 멈추기 위해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경우 안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타결을 촉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엑스(X·옛 트위터)에 “불광불급”(미치지 않으면 미칠 수 없다), “희망은 절망 속에 피는 꽃. 끝나야 끝난다”라는 글을 적었다. “선 지키며 책임 있고 삼성답게”, “파업보다 어려운 건 교섭”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김경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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