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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담합 6710억 과징금…‘이익 6배’ 달하기도

중앙일보

2026.05.20 08:02 2026.05.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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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뉴시스]

20일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밀가루. [뉴시스]

국내 7개 제분업체가 6년간 라면·제과 업체 등에 납품하는 밀가루 가격을 담합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67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분업체 7곳에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과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사조동아원 1830억원, 대한제분 1792억원, CJ제일제당 1317억원, 삼양사 947억원, 대선제분 384억원, 한탑 242억원, 삼화제분 194억원 등이다.

이들 업체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농심·오뚜기·팔도 등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밀가루 가격 등을 담합한 혐의를 받았다. 밀가루 원료 가격이 오르면 상승분을 빨리 가격에 반영하고, 반대로 하락기에는 천천히 반영하는 식이다. 24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인하 폭과 시기, 물량 등을 짬짜미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담합의 계기는 2018년 말 시작된 대형사 간의 ‘농심 쟁탈전’이었다. 농심은 밀가루의 국내 최대 수요처인 데다, 밀가루 납품 가격의 기준을 잡는 역할을 한다. 농심에서 시작된 납품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2019년 11월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 등 상위 3개사와 삼양사 임직원이 담합을 시작했다. 이후 나머지 하위 3개사도 가담했다. 담합 대상도 농심에서 전체 거래처로 확대됐다. 담합으로 밀가루 가격은 2022년 9월 기준으로 담합 전인 2019년 12월보다 최대 74%까지 상승했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공정위는 담합 행위에 대한 관련 매출액을 총 5조6900억원으로 산정해 과징금을 산출했다. 담합을 시작한 상위 3개사와 삼양사에는 과징금 부과 기준율 15%를, 나머지 3개 사업자에는 10%의 부과 기준율을 적용했다.

이번 과징금은 단일 담합사건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종전 기록은 2010년 6개 액화석유가스(LPG) 담합에 부과된 6689억원이다. 공정위는 이들 제분사가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물가안정 지원금 471억원을 받는 기간에도 담합을 지속한 점 등을 고려해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했다. 업체별 과징금도 한 해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과징금 규모가 가장 큰 사조동아원과 대한제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424억원, 373억원이다.

공정위는 담합 이전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산정해 보고하도록 하는 가격재결정 명령도 부과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담합에 가담한 사업자의 부당이득이 환수되고, 나아가 가계 부담도 크게 완화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효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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