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C 크레이그 랜치는 작년 대회 종료 후 대대적인 코스 리노베이션 작업에 들어갔다. 래니 왓킨스가 총괄한 리노베이션에는 약 2200만 달러(약 322억 4000만 원)의 거금이 투입됐다. 래니 왓킨스가 밝힌 재설계의 방향성은 '정교함'이다. 보다 높은 수준의 정교함과 전략적 선택이 승부에 결정적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코스를 뒤집었다. 새로 정비된 그린 주변 구조와 벙커 배치가 선수들의 코스 매니지먼트 능력을 가르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스코티 셰플러는 기자회견에서 "사실 몇 주 전에 와서 달라진 코스에서 게임을 해 봤다. 티잉 구역부터 그린까지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확실히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코스 자체가 훨씬 더 전략적으로 바뀐 것 같다"며 "그린에는 경사가 꽤 많이 추가됐고, 몇몇 그린은 경사가 꽤 강한 편이기도 하다. 그래도 래니(Lanny)가 전체적으로는 핀 위치를 굉장히 잘 만들어 놨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훨씬 더 생각하면서 플레이해야 하는 코스가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스코어는 코스 세팅에 달린 것 같다. 핀을 경사 가까이에 너무 붙이지 않는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스코어도 나올 수 있다. 지난해 나는 정말 좋은 골프를 했고, 그렇게까지 낮은 스코어가 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골프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전체적으로 코스 난도는 확실히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 투어 측이 어떻게 세팅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코스 체인지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현 세계 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는 지난 해 '더 CJ컵'에서 2위와 8타라는 압도적인 타수차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했다.
'더 CJ컵'은 한국 기업이 후원하는 만큼 셰플러는 친한 동료인 김시우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게다가 셰플러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선수로도 알려져 있다.
셰플러는 "이번 주 다시 선수 식당 가는 게 정말 기대된다. 아침 메뉴도 미국식이었는데, 점심에는 한국 음식을 먹을 생각에 기대된다. 음식은 항상 정말 훌륭했다. 선수 식당만 놓고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다"고 후원사가 원하는 답을 내놓았다.
김시우에 대해서는 "(김)시우와 함께 경기하는 것도 언제나 즐겁다. 시우는 정말 경쟁력 있는 선수고, 투어에서 가장 재능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있으면 재미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비시즌이나 쉬는 주에는 댈러스에서 같이 골프를 많이 치고 서로 경쟁하는 걸 좋아한다. 이번 주에도 다시 같은 조에서 경기하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김시우 뿐만아니라 김주형(톰 김)과도 친하게 지낸다.
올림픽 이후 김주형이 다소 부진하고 있는 모습에 조언을 해달라고 요청하자 셰플러는 "골프는 정말 어려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경기라고 생각할 정도다. 또 누구나 기복은 있기 마련이다. 톰은 아직도 어린 선수다. 사람들이 그걸 자주 잊는 것 같다. 아직 23살 아닌가. 나 역시 23살 때를 돌아보면 PGA 투어에서 여러 번 우승한 선수는 아니었다. 톰은 재능이 정말 많은 선수다. 다만 PGA 투어 생활 자체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결과나 세계 랭킹을 계속 의식하기 시작하면 더 그렇다. 톰을 만나면 늘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다. 뭔가 물어보면 내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잘 이야기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톰은 스코어만 보면 잘 안 풀리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날 때마다 에너지도도 좋고 표정도 밝다. 톰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같은 맥락에서 PGA 투어 선수를 꿈꾸며 스코티를 동경하는 한국의 어린 골프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은지 묻자 셰플러는 "돌아보면 저는 어릴 때 목표를 적어놓거나 어떤 대회에서 우승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대신 항상 꿈과 목표는 있었다. 제 꿈은 PGA 투어에서 골프를 치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골프로 먹고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고, 나는 그걸 해낼 재능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계속 노력해왔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내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고 말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과 비교하는 건 오히려 위험할 때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자기 방식대로 가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글 이름이 새겨지는 우승 트로피에 대한 남다른 감회도 털어놓았다.
셰플러는 "트로피는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투어에서 경쟁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고, 고향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건 특히 더 특별하다. 또 바이런 넬슨의 이름이 걸린 대회라는 점에서도 나에게는 정말 의미가 크다. CJ가 이 대회를 후원해준 데 대해서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