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가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에서 김수현 배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배우 김수현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경찰은 수사 결과 김수현과 고(故) 김새론의 미성년자 시절 교제 주장은 허위라고 봤다.
21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김 대표에 대한 서울강남경찰서의 구속영장 신청서에 따르면, 그는 유튜브 수익 등 경제적 동기를 가지고 김수현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의자는) 김 배우가 고인이 미성년자 시절부터 교제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배포했다”고 적었다.
지난해 3월 김 대표가 교제의 증거로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조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유족 측으로부터 고인이 2016년 ‘(알수없음)’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 캡처 사진 11장을 받은 뒤 대화 상대방 이름을 ‘김수현’으로 변경하는 등 총 7곳을 편집·조작했다. 경찰은 “(피의자는) 대화 상대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두 사람 간 실제 대화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조작된 자료를 게시했다”고 적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김 대표 측이 공개한 고인의 음성 파일 역시 인공지능(AI)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봤다. 당시 김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조작된 해당 음성 파일을 재생하면서 “고인이 중학교 때부터 김 배우와 교제했고, 이를 뒷받침할만한 녹취 파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김 배우 측이 제보자에게 40억원을 줄 테니 녹취 파일을 넘기라고 회유했는데, 제보자가 이를 거절하자 괴한 2명을 보내 제보자를 살해하려고 시도했다”고 발언했는데, 경찰은 이 역시 허위라고 판단했다.
배우 김수현이 지난해 3월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와 함께 유족 측 법률대리인 변호사도 수사기관에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의자(유족측 변호사)는 범행 자료를 김 대표에게 제공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하였을 뿐 아니라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등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러왔다”고 봤다. 이에 김 배우 측 법률대리인 고상록 변호사는 지난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김수현 측은 유족 측 변호사를 고소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이 공범 혐의를 확인하고 피의자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변호인이 공범으로 인지돼 피의자로 전환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경찰은 “김수현 배우의 사회적 기반과 경제 활동 전반을 붕괴시키고, 직업적 생존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현재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피의자가 허위사실 유포 등을 계속한다면 이는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위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경찰은 “김 배우 측은 다수의 광고주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했고, ‘사회적 물의’ 조항 등을 이유로 다수의 손해배상청구 등 소송에 직면하게 됐다. 소가 합계는 약 174억 상당에 이른다”고 했다.
구속 영장 신청 사유로 경찰은 ▶도망의 우려 ▶증거 인멸·훼손 가능성 ▶피의자들 간 진술 및 증거 조율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경찰은 “(피의자는) 단순히 제3자가 제공한 자료를 수동적으로 전달·게시한 데 그친 게 아니라 자료의 의미를 변경한 뒤 허위사실 공표의 핵심 근거자료로 공개했다”며 “향후 수사·재판 과정에서도 불리한 자료를 삭제·은닉하거나, 자료 일부를 편집하는 방식으로 증거를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현재까지 고인이 사망 직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제출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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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의 “구속영장 청구는 취재 활동 방해 공작"
반면 김 대표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취재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전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원래 베트남 하노이에서 모 유력 정치인의 성범죄 사건을 추가 취재할 계획이었다”며 “저희의 취재를 방해하기 위해 갑자기 뜬금없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부동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