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의 선박 나포로 체포된 한국 국민 2명을 이스라엘 정부가 즉각 석방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강유정 수석대변인이 21일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이스라엘이 나포 행위를 통해 국민을 체포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다만 이스라엘 측이 특별히 국민을 구금 시설을 거치지 않고 즉시 석방한 점은 높이 평가하며 이를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과 주권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는 국가와 정부의 존재 이유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원칙이자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석방은 이스라엘군이 지난 20일 새벽 3시경(한국시간) 해상에서 나포한 한국 국적자 2명을 자국으로 압송한 뒤 수 시간 만에 이뤄졌다. 구금 시설 수용 없이 이례적으로 제3국으로 추방한 것이다.
석방된 활동가 중 김아현(활동명 해초)씨는 지난해 10월에도 가자지구행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전력이 있다. 당시엔 이틀간 악명 높은 케치오트 교도소에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석방된 두 활동가는 태국 방콕을 거쳐 22일 오전 6시35분 귀국할 예정이다.
시점상 이스라엘의 석방 결정은 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규탄 발언 직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20일 오후 국무회의에서 이스라엘군의 민간 선박 나포를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집행을 우리도 판단해 보자”고 압박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측은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활동가 추방을 알리면서 “이번 사안으로 양국 관계가 영향을 받지 않고 발전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대통령의 격앙된 반응에 다소 당혹했다는 반응도 보였다고 한다. 정부 차원의 물밑 조율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김씨가 지난 2일 선제적인 여권 무효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에서 재출항하자 지난 11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들여 신변 보호를 연신 요청하는 등 사전적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21일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별도 반박도 내놨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은 “해당 선단에는 인도주의적 지원 물자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은 국제법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합법적인 해상 봉쇄를 실시하고 있다. 해전법은 공해 상에서 봉쇄를 위반하려는 선박을 나포할 권리를 확립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