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휩싸인 스타벅스를 연일 비판해 온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엔 ‘혐오 표현’에 대한 법적 제재와 함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사이트 폐쇄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X(옛 트위터)에 ‘일베’ 회원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 현장에서 조롱성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첨부한 뒤 “엄격한 조건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 배상, 일베처럼 조롱 혐오를 방치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고 적었다. 일베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조롱하고 ‘노알라’ ‘운지’ 같은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을 퍼뜨려 온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세월호 참사 10주기였던 2024년 4월 16일 스타벅스가 ‘사이렌(Siren) 클래식 머그 컵’ 출시 이벤트를 했다는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게시물을 X에 공유하고 “인두겁을 쓰고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적었다. 사이렌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어이자 스타벅스의 로고인데, 정 의원은 “신화에서 노래로 배를 난파시키는 사이렌을 세월호 참사일 이벤트에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일베 폐쇄까지 검토하는 게 맞다”고 호응했지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판을 뒤집으려는 선거 공세”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이성을 상실했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앞뒤 없이 지른다”며 “사이렌은 스타벅스의 상징”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일베 폐쇄 언급에 대해서도 “주한미군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진연은?”이라고 되물으며 “북한 찬양 사이트들만 누리는 ‘표현의 자유’”라고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민간의 불매운동과 언론·시민단체의 비판은 얼마든지 자유지만, 공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라며 “이제 좀 적당히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남한강 뷰’로 유명한 3층 규모의 경기도 양평군 스타벅스 더양평DT점은 황금연휴 한가운데인 이날 오후 1시에도 곳곳에 빈 좌석이 남아 있었다. 매장 직원은 “근처 양평군청 공무원들은 거의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법적 공방도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22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혐의 사건의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 서울중앙지법엔 사용하지 않은 스타벅스 카드 잔액을 반환해 달라는 지급명령 신청이 접수된 상태라고 한다.
일베 폐쇄가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2018년에도 일베 폐쇄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3만 명이 동의했지만, 청와대는 “전체 게시물 중 불법 정보가 70%에 달하면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을 차단한다”고만 했을 뿐 폐쇄하진 않았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주도로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집단을 향해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는 행위’를 새로 불법정보 개념에 포함했지만, 아직 시행령은 통과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