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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타벅스 마케팅 논란, 시민사회 성숙한 공론으로 해법을

중앙일보

2026.05.24 08:35 2026.05.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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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민주화를 상징하는 5월에 조롱과 혐오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5·18 탱크데이’라는 기업 마케팅이 민주화 운동 희생자와 유가족을 비롯해 국민들에게 상처를 준 데 이어 어제는 극우 성향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관련자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한 정황을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일베에 대해 “엄격한 조건하에 처벌과 징벌배상, 폐쇄 등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고, 스타벅스 마케팅에 대해선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민적 아픔이 깃든 역사를 폄훼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연이은 SNS 지적과 정부 주도로 민간 기업인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펼쳐지는 상황은 과유불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의 지적 이후 법무부는 스타벅스 상품의 활용 예산을 점검했고, 국방부는 스타벅스와의 장병 복지 증진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행정안전부는 이 기업이 받은 국무총리 표창을 취소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한 뮤지컬 배우는 스타벅스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했다가 비난을 받고 뮤지컬에서 하차했다.

국가 전체가 한 기업을 집중공격하는 모습에 스타벅스의 황당한 마케팅에 분개했던 소비자들마저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의 상식적 판단과 시장 원리로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는 사안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도리어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자극할 개연성이 있다.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아 온 일베의 몰상식한 행태만 해도 시민사회의 성숙한 정화 기능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직접 처벌을 주도하게 되면 표현과 사상의 자유 제약이라는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조롱과 혐오 논란은 6·3 지방선거가 뜨거워지면서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소비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지적에 “공감”을 표명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SNS가 또 다른 ‘국가폭력’이 되고 있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여야 모두 이번 논란을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도구로 활용해선 안 될 일이다. 5월 정신을 폄훼하는 혐오와 조롱을 차단하려면 이번 사태를 정치적 선동이 아닌 성숙한 공론으로 풀어가려는 신중한 자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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