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NS홈쇼핑에 매각한 수퍼마켓사업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사업부문 매각에 나선다.
25일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의 승인을 조건으로 대형마트·온라인사업 부문 등 잔존 사업부문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매각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이며 공개입찰 방식을 도입한다.
홈플러스는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공식 티저(안내문)를 발송하고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에 착수했다”며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3의 기업이 인수하면 인수 즉시 국내 대형마트 업계 3위로 부상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한 홈플러스는 전체 사업부문 매각을 시도했다. 하지만 입찰자를 찾지 못하자 알짜 사업으로 꼽히는 수퍼사업 부문만 분리 매각을 진행했고, 이 또한 난항을 겪다가 이달 초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에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시장 예상치의 절반 수준인 1200억원이다.
수퍼사업 매각에 성공했지만, 홈플러스 자금난은 심화하고 있다. 실제 매각 대금이 들어오는 다음 달 말까지 쓸 자금이 없어 당장 5월 직원 급여와 상품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최대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1000억원의 규모의 브리지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메리츠 측은 배임 방지·주주 설득 등을 위해 이행보증 주체로 홈플러스 주인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을 선정하고 매각 대금을 받는 즉시 조기 상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건강미용 코너에 장난감이 진열돼 있다. 자금난에 시달리는 홈플러스가 상품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 해당 상품이 입고되지 않은 영향이다. 노유림 기자
유통업계에선 대형마트·온라인 사업 부문 매각은 수퍼사업 부문 매각보다 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마트, 롯데마트에 이어 국내 대형마트 업계 3위인 홈플러스는 현재 104개 점포 중 67개 점포만 정상 영업 중이다.
나머지 실적이 부진한 37개 점포가 영업을 중단한 상태지만, 해당 점포 임대차 계약이나 고용 등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예컨대 임대차 계약 기간 만료 전에 철수하면 위약금을 내야 하고 만료 시점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임대료를 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 밀려 오프라인 유통의 매력이 떨어진 데다 현재 영업 중인 67개 점포에 대한 가치만으로 전체 대형마트·온라인 부문을 사들여야 하는 부담이 크다”며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전체 점포 중 입찰자가 원하는 점포만 골라서 매각하는 식의 당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