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에는 자주 등장하는 감각이 있다. 바로 냄새다. 박 사장은 반지하 가족의 냄새를 두고 “선을 넘는다”고 표현한다. 아무리 아닌 척하고 숨기려 해도 냄새는 경계를 냉혹하게 구분한다. 왜 그럴까? 이는 후각이 인간의 감정과 편견에 깊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후각은 다른 감각과 다르게 작동한다. 대부분의 감각 정보는 뇌의 시상을 거쳐 대뇌피질로 전달되지만, 후각은 시상을 거치지 않고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와 장기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로 직접 투사된다. 이를 특정 냄새나 맛이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 ‘프루스트 현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냄새를 맡는 순간 이유 없이 불쾌감을 느끼거나, 반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친밀감을 느끼기도 한다. 냄새는 단순한 공기 분자가 아니라 감정의 스위치인 셈이다.
인간은 진화하면서 후각 기능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쥐는 약 1300개의 후각 유전자를 갖고 있고 그중 1100개가 기능을 다 하지만, 인간은 1000개의 유전자 중 350개 정도만 기능한다. 직립보행을 하면서 코가 땅으로부터 멀어져 후각 기능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후각 기능의 후퇴는 이성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감정에 휩싸이는 것을 경계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후각에 의미를 덧씌워 타인을 배제하고 판단하기도 한다. 낯선 체취나 음식의 향미 같은 본능적 단서만으로 타자를 쉽게 규정하고 배척한다. 하지만 청국장이나 블루치즈의 사례에서 보듯 낯선 냄새는 익숙해지는 순간 문화와 추억이 된다. 냄새가 편견이나 차별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노력과 경계로 가능해진다. 낯선 냄새가 편견을 불러올 때 이성을 총동원해 경계해야 한다. 다름을 이해하는 일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낯선 경계 앞에서 조금만 더 머물러 보는 태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