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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예산 27억 끌어다 관저 공사?…특검, 김건희 개입 정조준

중앙일보

2026.05.25 13:00 2026.05.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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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 지난 22일 구속됐다. 뉴스1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 지난 22일 구속됐다. 뉴스1

윤석열 정부의 ‘관저 이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김대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구속하며 김건희 여사의 개입 여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경찰 및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른바 ‘여사님 업체’로 불린 21그램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특혜 여부에 방점을 찍고 수사한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과정의 불법적인 예산 전용이라는 틀에서 사건을 수사 중이다.

특검팀 수사는 지난 12일 윤석열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와 관저 이전 예산을 댄 행정안전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기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행안부는 관저 이전 공사를 위한 예산 부족분 약 27억원을 대통령실에 상납하고, 기재부는 이같은 과정의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묵인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실제 윤재순 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예산을 불법 전용하는 과정에서 행안부 측에 “기재부 정리 완료”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尹 "이전 비용 최소화"…예산 부족하자 '불법 전용'

2022년 3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을 설명했다. 국회사진기자단

2022년 3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을 설명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적정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채 행안부 예산을 끌어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통령실 이전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필요 예산을 축소 발표한 탓이 크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3월 대통령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키로 결정한 이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비용 최소화’ 방침을 밝혔다. 청와대를 떠나게 되며 새롭게 관저를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에 대해선 서울 한남동의 공관 중 한 곳을 리모델링해 사용하겠다며 그 비용을 25억원으로 추산했다.


실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관저 이전 예산으로 25억원을 배정받았고, 이 중 관저 내부 인테리어 명목으로 14억원을 편성했다. 문제는 21그램에서 가용한 예산의 3배에 가까운 41억원을 요구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업체 대표가 김 여사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21그램은 관저 이전 공사를 위한 종합건설업 면허조차 없는 데다, 요구 비용마저 예산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규모였음에도 대통령실은 공사를 강행했다. 심지어 21그램이 제시한 41억원이 적정 가격인지를 확인하는 비용 추계 작업조차 생략했다.



'여사님 업체' 21그램, 호화 관저 인테리어

21그램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관저 이전 공사를 따낸 의혹을 받는다. 뉴스1

21그램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으로 관저 이전 공사를 따낸 의혹을 받는다. 뉴스1

공사를 맡은 21그램은 관저 내에 캣타워를 설치하는데 173만원, 히노키 욕조 공사에 1484만원, 다다미 공사에 336만원 등을 사용했다. 윤 전 대통령이 밝힌 비용 최소화 방침과는 거리가 먼 시공 내역에 해당한다. 특검팀은 대통령실이 공사를 진행 중이던 업체와의 계약을 취소하면서까지 21그램과 수의계약을 맺은 배경에 김 여사의 직·간접적인 압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관저 이전 실무를 총괄했던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은 특검팀 조사에서 “행정안전부 예산을 전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사비 마련 당시엔 예산 전용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확인한 결과 행안부 실무진은 관저 이전 예산을 분담하는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 지시를 수용하기 어려우니 차라리 인사 조치를 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했다고 한다.



행안부 반발에도 "전액 부담하라"

김태영 21그램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통령 관저에 캣타워와 다다미 등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뉴스1

김태영 21그램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통령 관저에 캣타워와 다다미 등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뉴스1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행안부에 추가 비용 전체를 부담하라고 재차 지시를 내리며 행안부의 반발을 무시했다. 이같은 정황은 김대기 전 비서실장과 김 전 관리비서관을 포함해 관저 이전을 지휘한 대통령실 참모들이 불법성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예산 전용을 강행한 근거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관저 이전 과정의 불법성이 짙어지며 ‘부실 감사’ 의혹이 제기됐던 감사원에 대한 특검팀 수사 역사 본격화했다. 특검팀은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김대기 전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과 감사 범위를 조율하고, 실무진이 제대로 된 감사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거나 압박한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돼 지난 14일 특검팀 압수수색을 받았다.





정진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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