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 발표·3월 건정심 의결 이후 4개월… 새로 도입 절차에 진입할 글로벌 신약들이 신속등재 체계의 첫 적용 사례가 되는 시점, 도입 우선순위와 절차 가동의 일관성이 다음 분기점
정부가 올해 1월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3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일부로 의결한 100일 신속 등재 절차 마련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미국·유럽 등 주요국에서 잇따라 허가 받은 글로벌 희귀의약품들이 한국 도입 절차에 진입하는 사례도 본격화되면서, 새 체계가 어느 시점에 어떤 사례로 첫 적용을 맞을지가 한국 희귀질환 치료제 도입 정책의 첫 결산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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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정비 흐름 — 1월 발표에서 100일 절차 마무리까지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과 합동으로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은 지난 3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제도 개선방안의 일부로 의결됐다.
식약처 허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 평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 협상을 병행하는 신속 경로가 핵심으로,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세부 절차 설계 작업을 진행해 왔다. 1월 발표 이후 약 5개월간 이어진 제도 정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새 체계가 실제 도입 사례에서 어떤 속도를 낼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 글로벌 희귀의약품 한국 진입 흐름도 본격화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희귀의약품의 새 허가 사례가 이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중국 등 주요 규제 기관이 진행성 희귀질환 치료제를 잇따라 승인하면서 글로벌 도입 국가 지도가 확장됐다.
권역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아시아·태평양 진입도 본격화됐다. 올해 1월에는 진행성 신경근육질환 분야 신약 가운데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되며 권역 내 허가 신청을 위한 절차가 시작된 사례도 보고됐다. 한국 도입 절차에 진입할 새로운 글로벌 신약들이 늘어나는 흐름이다.
■ 한국 도입 사례 축적 vs 남은 공백 한국 시장은 최근 수년간 희귀질환 치료제 도입 사례를 꾸준히 축적해 왔다. 척수성근위축증(SMA) 분야에서는 치료제 뉴시너센(상품명 스핀라자)이 2019년 4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은 데 이어,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가 2022년 8월 등재됐다. 경구 치료제 에브리스디는 국내 품목허가 후 등재됐고, 올해 3월에는 정제 제형이 신규 급여로 추가되며 급여 기준도 확대됐다.
소아 신경모세포종 치료 분야에서는 디누툭시맙베타(상품명 콰지바주)가 식약처 허가와 심평원 급여 평가, 건보공단 약가 협상을 병행하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의 첫 약제로 2024년 12월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마쳤다.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 치료제 빌베이캡슐도 같은 시범사업으로 도입 절차를 거쳤다.
다만 진행성 희귀질환 가운데 일부는 같은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소아기에 발병해 점진적으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일부 진행성 신경근육질환이 그러한 사례로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듀센근이영양증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유럽 등에서 새 치료제 허가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식약처 허가 신청 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 도입 시점이 좌우하는 가구·사회 비용 구조 진행성 희귀질환의 특성상 한 번 손상된 신체 기능은 회복되지 않는다. 의료계에 따르면 도입이 늦어진 기간 동안 누적된 기능 손실은 이후 어떤 정책으로도 되돌릴 수 없으며, 환자 가족과 국가가 부담하는 비용 구조도 단계마다 달라진다.
희귀질환 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한 국내외 조사에서는 주 간병인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일반 가구 대비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소아기 발병 희귀질환의 경우 부모 세대의 경제 활동기 상당 부분이 간병과 겹치는 구조가 되며, 이는 가구 단위의 노동력 손실로 이어진다. 의료비 역시 질환 진행에 따라 호흡 보조와 보조기기 유지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로, 건강보험 급여 범위와 가족 자부담 사이에서 분산된다.
전문가들은 치료제를 통해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간병 의존 기간과 관련 급여 지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도입 시점이 의료적 의미를 넘어 사회 비용 측면에서도 변수가 된다는 시각이다.
■ 첫 적용 사례에 쏠리는 관심 새로 마련된 100일 신속 등재 절차의 실효성은 향후 도입 절차에 진입하는 글로벌 신약들의 실제 사례에서 측정될 전망이다. 정부 발표대로 신속 등재가 작동할 경우 한국 시장은 그동안 글로벌 신약 도입에서 더딘 시장으로 평가받아 온 구조적 위치에서 일정 부분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된다.
산업계와 의료계에서는 새 체계의 첫 적용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떤 질환의 어떤 신약이 첫 사례가 되느냐와, 그 사례에서 실제로 신속 심사가 가동되느냐가 이후 다른 신약 도입 사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두 흐름의 만남, 첫 결산 지표로 올해 들어 정부의 강화방안 발표(1월), 건정심 의결(3월), 100일 절차 마무리 단계 진입이 이어지면서 한국 희귀질환 치료제 도입 정책은 새로운 흐름의 출발선에 섰다. 글로벌 신약의 한국 진입 흐름도 같은 시기 본격화됐다. 두 흐름이 맞물리는 다음 사례가 한국 희귀질환 치료제 도입 체계의 첫 결산 지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의료계와 산업계에서 나온다.
진행성 희귀질환에서는 도입 지연 기간만큼 환자의 기능 손실과 사회적 비용이 함께 누적된다는 것이 의료계와 학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정부가 새로 마련한 신속 등재 절차의 첫 가동 결과가 한국 희귀질환 치료제 도입 정책의 첫 결산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산업·의료계에서 잇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