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냉난방 기술인 ‘히트펌프’를 앞세워 유럽 친환경 냉난방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효율 경쟁이 맞물리며 히트펌프가 미래 핵심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폴란드 에너지 기업 에코파크(Ekopark)가 추진하는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 사업에 고효율 히트펌프 솔루션과 AI 기반 통합관리 시스템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히트펌프는 공기나 물, 땅 속의 열을 끌어와 냉난방에 활용하는 고효율 설비다. 화석연료를 직접 태우는 기존 가스보일러와 달리 전기를 활용해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가스보일러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약 40~6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고효율 대형 히트펌프 실외기 'DVM S2'. 사진 삼성전자
이번 프로젝트는 폴란드 북동부 비아위스토크를 비롯해 프셰보르스크, 나크워, 비엘스크 포들라스키 등 4개 도시 약 82만 6446㎡(25만평) 부지에 370동 규모로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강화한 대형 히트펌프 실외기 ‘DVM S2’와 실내기 ‘DVM 하이드로 유닛’을 공급한다.
‘DVM S2’에는 실시간 환경 데이터를 학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액티브 AI’ 기능이 적용됐다. 실내기인 ‘DVM 하이드로 유닛’은 최대 80도의 온수와 난방을 제공하며, 냉매를 활용해 온수까지 공급하는 방식으로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 대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유럽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나선 가운데 LG전자도 설치·유지보수 인프라 확대를 통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제주와 평택 냉난방공조(HVAC) 아카데미에서 히트펌프 설치·유지보수 엔지니어 육성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향후 전국 단위로 교육을 확대해 전문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현재 설치 전문 엔지니어 4000여명과 서비스 인력 1000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 43개 국가, 65개 지역에서는 매년 3만명 이상의 HVAC 엔지니어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LG전자 히트펌프 보일러. 사진 LG전자
특히 유럽에서는 탄소중립 정책과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가 맞물리며 히트펌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화석연료 기반 난방 설비 축소 정책을 추진 중이며, 독일·프랑스·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기 기반 냉난방 전환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들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설치·유지보수·에너지 관리 플랫폼까지 결합한 통합형 사업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다. 히트펌프는 설치 환경과 유지관리 역량에 따라 효율 차이가 큰 만큼 서비스 경쟁력이 시장 점유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차별화된 히트펌프 기술과 통합 관리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B2B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