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안창호함 내에서 캐나다 해군 장교(오른쪽)가 한국 해군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해군]
25일(현지시간) 오전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 검은색 잠수함 한 척이 정박해 있었다. 3월 25일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을 떠나 괌·하와이를 거쳐 지난 23일 캐나다에 도착한 도산안창호함이다. 기지 부두에서는 김경률 해군참모총장과 데이비드 펫첼 캐나다 태평양함대 사령관, 해군 장병, 교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항 환영식이 열렸다.
잠수함에 올라 해치를 열자,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 3m 높이의 수직 통로가 나왔다.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니 잠수함 특유의 좁은 복도가 쭉 뻗어 있었다. 복도는 승조원 거주 구역→전투지휘실 및 조종실→함장실→기관제어실로 이어졌다. 선실은 2인실, 5인실, 10인실로 나뉘어 있었다. 선실 침대는 좁아 보였다. 해군 측은 “캐나다 잠수함에 비하면 넓은 편”이라며 “체격이 큰 유럽인 체형에 맞춘 규격”이라고 했다.
도산안창호함의 항해 거리는 약 1만4000㎞로 한국 잠수함 역사상 최장이다. 60일간의 항해 중 잠항 기간이 99.5%나 된다는 게 해군 설명이다. 이런 잠항 능력의 핵심은 ‘공기불요 추진체계(AIP)’다. 일반 디젤 잠수함은 외부 공기를 받아들여 엔진을 가동해야 하지만 도산안창호함은 적재한 수소와 산소를 활용한 연료전지로 장거리 운항이 가능하다. 잠수함 핵심인 소나·전투체계를 통합 운용하는 최첨단 장비도 갖추고 있다. 이번 항해 중 도산안창호함은 모의 전시 가정 상황에서 전술지휘통제 자동화체계(C4I)를 통해 캐나다 태평양사령부와 교신에 성공했다.
펫첼 사령관은 이날 “(도산안창호함에) 편승했던 캐나다 승조원의 말씀을 들려드리자면,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은 캐나다도 새로운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기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수주전에 한국(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이 뛰어든 가운데 도산안창호함이 한국 잠수함의 기술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CPSP는 캐나다가 최대 12척의 디젤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한국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이 최종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