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프리즘] 밥상 물가 현장을 들여다보다

중앙일보

2026.05.26 08:02 2026.05.26 13:3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농식품 가격은 왜 한 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을까? 뉴스에선 가격이 내렸다는 데 왜 소비자는 체감하기 어려울까?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해 흔히 갖는 의문이다.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의 가격은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 형성되는데, 곳곳의 불합리한 관행과 정보 비대칭이 가격 안정 효과를 떨어뜨린다.

정부는 힘을 모으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체감물가 안정과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목표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범부처 TF’를 출범했고, 농림축산식품부는 해양수산부 등과 함께 ‘유통구조 점검팀’을 운영하며 주요 품목의 비효율적인 유통구조와 불공정 행위 등을 점검·개선하고 있다.

먼저 집중한 건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 개선이다. 대표 사례가 계란 유통이다. 계란은 주로 수집상이 농가 물량을 모아 선별·포장한 뒤 소비지로 판매하는 구조인데, 가격 결정 과정에 불투명한 부분이 있었다. 물량이 넘칠 땐 수집상이 사후 정산 시 깨짐 등 품질을 이유로 할인을 요구하고, 물량이 부족할 땐 농가가 웃돈을 요구하는 식이다. 농식품부는 농가와 수집상 간 ‘표준거래계약서’를 도입해 가격과 규격, 손상기준 등을 명확히 하고 안정적인 계약거래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가격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를 적용한 수입 바나나, 고등어 등에 대해서도 관세 인하분이 실제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고 있는지 수입부터 유통단계까지 점검했다. 냉동육류 등 주요 품목은 과도한 재고 보관 없이 정해진 기간 내 시장에 풀리도록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담합 등 불공정 행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 공정위는 육가공업체들의 돼지고기 입찰·견적가격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 등 제재를 내렸다. 농식품부도 해당 업체들을 정책자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대형 육가공업체 재고량 점검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정부는 국민이 ‘식품 가격이 내려가기도 하네’라고 체감할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히 소통 중이다. 가공식품 업계는 설탕·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 하락을 반영해 식용유·라면·제과류 등에 대해 4월 출고분부터 최대 13.4%까지 자발적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은 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대표적 필수재로, 가격 불안의 부담이 취약계층에 더욱 크게 다가온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유류비, 포장재 비용 등 원가 상승요인이 누적되고 있고, 가축전염병 등으로 축산물 가격도 여전히 높다. 민생물가 특별관리 TF는 국민 삶의 안정을 지키는 최일선에 있다는 책임감으로 임하고 있다. 보고서와 통계 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현장의 문제는 없는지 계속 점검하겠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