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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줄투표 않고 교차투표? 부산·평택·전북 ‘이상징후’

중앙일보

2026.05.26 13:00 2026.05.2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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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격전지에서 ‘교차투표(cross voting)’가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시·도지사부터 기초의원까지 한꺼번에 뽑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특정 정당에게 몰표를 주는 ‘줄투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엔 격전지를 중심으로 선거별 투표 정당을 달리하는 교차투표 가능성이 여론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원택(왼쪽)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19일 JTV 전주방송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원택(왼쪽)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와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19일 JTV 전주방송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 관심이 집중된 선거가 포함된 지역일수록 이러한 교차투표 가능성이 비중 있게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전북에선 ‘전북지사는 무소속, 기초단체장은 민주당’을 찍는 교차투표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지난 23~24일 무선전화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전북 유권자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북지사 조사에서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44.1%, 이원택 민주당 후보는 40.0%를 기록했다.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의 이 같은 결과는,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를 물었을 때 민주당 지지가 68.3%에 달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부산 북갑에서도 교차투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21~22일 북갑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국회의원 보궐선거 조사(±4.4%포인트)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 35%,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19%, 한동훈 무소속 후보 36%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부산시장 질문엔 전재수 민주당 후보 55%,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34%로 나타났다. 시장 선거에서 양당 후보를 찍겠다고 답한 유권자 상당수가 국회의원 선거에선 무소속 후보로 교차투표를 하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왼쪽부터)가 21일 부산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콩국수 나눔 행사에 참석해 콩국수 배달 봉사를 하며 어르신들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한동훈 후보,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왼쪽부터)가 21일 부산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콩국수 나눔 행사에 참석해 콩국수 배달 봉사를 하며 어르신들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경기 평택을에선 민주당 지지층이 쪼개지면서 교차투표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일보 의뢰로 한국갤럽이 지난 21~22일 평택을 선거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국회의원 재선거 조사(±4.4%포인트)에선 김용남 민주당 후보 30%,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23%,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25%로 집계됐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와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범여권 지지층의 표가 갈려 ‘경기지사는 민주당, 국회의원은 혁신당’을 뽑는 교차투표가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방선거에서 이처럼 교차투표 징후가 뚜렷한 건 이례적이다. 지방선거는 투표용지만 최소 7장에 달하는 등 후보가 많아 그동안 줄투표 경향이 강했던 까닭이다. 상대적으로 총선 때 빈번한 교차투표는 제3 정당의 존재감이 클 때 나타나곤 했다. 2024년 총선 때 조국 당시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 바람이 불며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번진 ‘지민비조(지역구 민주당, 비례대표 조국혁신당)’가 대표적이다. 당시 여권 지지층이 대거 교차투표에 나서며 혁신당은 비례로만 12석을 확보했다. 2016년 총선 때도 안철수 당시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이 호남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민주당 비례대표 의석 상당수를 잠식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지방선거는 총선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후보가 곳곳에서 출마하기 때문에 지지 정당을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선 교차투표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크다”고 했다.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왼쪽부터),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21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시장 인근 및 KTX 경기남부역사 예정 부지 앞에서 각각 공식선거운동 출정식을 갖고 있다. [뉴스1]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왼쪽부터),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21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시장 인근 및 KTX 경기남부역사 예정 부지 앞에서 각각 공식선거운동 출정식을 갖고 있다. [뉴스1]


이번에 교차투표 양상이 격전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데 대해 정치권에선 양당의 정치적 상황, 후보 변수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북에선 ‘김관영 민주당 제명 파동’으로 민주당 지지층이 둘로 쪼개진 여파가 영향을 끼쳤다는 게 중론이다. 전북 출신 민주당 의원은 “전북에선 김관영 후보가 지역 청년들에게 대리기사비를 준게 오히려 미담으로 여겨지는 측면도 있다”며 “특히 ‘식사비 대납 의혹’이 있는 이원택 후보는 징계를 받지 않고 김 후보는 제명을 받은 게 형평성이 없다는 여론이 상당하다”고 했다. 특히 전북지사 선거가 ‘친정청래계(이원택) 대 비정청래계(김관영)’ 구도로 흐르면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 지지층 내부의 알력이 교차투표를 더욱 부추긴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사당화저지 범도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25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집중유세 현장에서 기습시위를 열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정청래사당화저지 범도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25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집중유세 현장에서 기습시위를 열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부산에선 후보 간 인지도 격차와 누적된 실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산 선거를 돕고 있는 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후보는 정치 저관여층도 잘 아는 반면 하정우 후보는 고관여층에서만 주로 알려지는 등 인지도 차이가 있다”며 “정치 신인 하 후보가 손털기·오빠·주식 논란 등 악재가 계속 쌓이면서 전재수 후보 지지층의 표심을 다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평택 역시 “인지도 높은 조국 후보가 출마하고 보좌진·대부업 논란 등 김용남 후보 관련 논란이 커지며 흔들린 지지층 일부가 조 후보 지지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생긴 것”(김용남 후보 캠프 관계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정치학) 교수는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대표하는 정당 행보에는 반대하는 ‘저항 투표’가 교차투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청래 민주당,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반발과 공천 과정에서의 내부 갈등이 겹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영익.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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