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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진탕 불구속 vs 빗나간 물병 구속… 선거 후보 공격, 영장은 갈렸다[사건추적]

중앙일보

2026.05.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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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달 29일 이준석 대표와 함께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정 후보는 출근길 유세 중 얼굴 쪽으로 음료를 뿌리는 공격을 당해 쓰러지며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퇴원 이후 한동안 목에 보호대를 한 채 선거운동을 벌였다. 사진 뉴스1

정이한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난달 29일 이준석 대표와 함께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앞서 정 후보는 출근길 유세 중 얼굴 쪽으로 음료를 뿌리는 공격을 당해 쓰러지며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퇴원 이후 한동안 목에 보호대를 한 채 선거운동을 벌였다. 사진 뉴스1

6·3 지방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세 중인 후보를 직접 공격하는 사건이 부산과 경기에서 잇따랐다. 두 사건 모두 피의자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지만, 법원의 구속영장 판단은 엇갈리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9층서 지상 후보 노려 물병 던진 30대 구속

27일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8시쯤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 입구에서 회사원 A씨(30대)가 유세 중이던 조정식 성남시의원을 향해 물병을 던졌다. A씨는 미금역 근처에 있는 건물 옥상(9층)에서 조 의원을 겨눠 500㎖ 플라스틱 물병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출근 시간대여서 역 출구 주변엔 조 의원을 포함해 오가는 사람이 많았지만, 다행히 A씨가 던진 물병에 다친 사람은 없었다. A씨를 현장에서 체포한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범죄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과 피해자인 조 의원 설명을 종합하면, A씨는 범행 이전에도 며칠간 조 의원을 마주친 적이 있다고 한다. 조 의원은 “처음 마주쳤을 땐 반갑게 인사도 나누곤 했다. 이후로는 A씨가 내게 ‘불법 선거운동을 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따져 가벼운 실랑이를 벌인 적도 있다”고 했다.

사건 당일에도 공약 내용 및 이행 방안과 관련해 집요하게 묻는 A씨와 조 의원 사이에 언쟁이 있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경찰에 신고했고, 조 의원은 A씨 사진도 찍었다. 조 의원은 “출근길 인사 중이다. 끝내놓고 이야기하자”고 했는데 물병 투척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은 조 의원에게 A씨 사진을 전송받아 해당 건물로 올라가 그를 붙잡았다.
30대 남성이 건물 옥상에서 지상을 향해 생수병을 던지는 모습을 표현한 AI 이미지

30대 남성이 건물 옥상에서 지상을 향해 생수병을 던지는 모습을 표현한 AI 이미지


경찰 관계자는 “선거에 나선 후보자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료 공격’에 쓰러져 뇌진탕, 영장은 기각

부산 사건도 출근길 유세 중에 일어났다. 지난달 27일 오전 8시쯤 부산 금정구 구서동의 도로변에서 개혁신당 소속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를 향해 B씨(30대)가 들고 있던 음료를 뿌린 사건이다. 얼굴 쪽으로 날아드는 액체를 피하려던 정 후보는 뒤쪽 화단으로 쓰러지며 머리를 찧고, 병원으로 옮겨져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차를 몰던 중 범행을 저지른 B씨는 현장에서 달아났다. 정 후보에게 음료를 뿌릴 때 B씨는 “(후보가) 새파랗게 어리다”는 취지의 욕설을 내뱉었다고 한다. B씨가 타고 있던 차량이 렌터카라는 사실을 파악한 경찰은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긴급체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검찰 협의ㆍ승인을 거쳐 범행 약 6시간 만에 그를 긴급체포했다.

B씨에게도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의 자유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부산지법은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이 사건이 B씨를 긴급체포해야 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범죄 계획성이 영장 결과 가른 듯”

경찰 출신의 이구영 법무법인 사름 대표변호사는 “유세 중인 후보를 공격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A씨의 경우 조정식 의원과 여러 번 갈등이 있었고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는 점을 법원이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B씨의 경우 출근길에 우연히 후보를 마주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이 일종의 감형 인자로 작용한 듯하다. 우발적 사건으로 중대성이 덜하고, 이에 따라 긴급체포 요건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극화가 부른 범죄, 엄벌 필요”

선거의 자유 방해죄는 반의사불벌죄는 아니지만, 정이한 후보는 퇴원 이후 경찰에 B씨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냈다. 조정식 의원 또한 수사 과정에서 “가능하면 A씨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는 “A씨 아버지로부터 사과도 받았다”고 밝혔다.
부산 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 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차재권 부경대 정치학과 교수는 “선거 기간 후보를 직접 공격하는 시도는 민주화 이후 거의 사라졌다. 이번 사건 피해자들은 여ㆍ야 대표 등 평소 노출이 잦은 주요 정치인이 아닌데도 표적이 됐다. 정치 양극화가 극심해지며 여기에 영향을 받은 유권자도 극단적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차 교수는 이어 “선거에 나선 후보들로서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낼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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