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또 간다는 韓 활동가, 여권 무효 불복 헌법소원 각하
중앙일보
2026.05.26 23:46
가자지구행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활동가 김아현씨(왼쪽)와 김동현씨(오른쪽)가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행금지지역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진입을 시도하다가 여권이 무효화된 활동가 김아현씨(활동명 해초)가 관련 여권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김씨 측이 낸 여권법 13조 1항 위헌확인 헌법소원 사건을 지난 19일 사전심사에서 각하 결정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김씨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각하했다.
헌재는 김씨가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청구해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김씨의 청구가 부적법하고 흠결을 보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봉쇄에 반대하는 구호선단을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다가 이스라엘군에 체포돼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뒤 이틀 만에 풀려났다.
이후 외교부는 지난 3월25일 김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을 내렸고 같은달 27일 김씨에게 송달됐다. 그러나 김씨는 외교부의 처분 전인 3월 중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대리인단에 소송 권한을 위임한 뒤 이미 재항해를 위해 제3국으로 출국했다.
민변은 김씨를 대리해 여권법 13조 1항 8호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여권 반납 명령을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여권 효력이 자동 상실되도록 하는 조항이다.
김씨는 여권이 무효가 된 뒤인 이달 초 제3국에서 재차 가자지구행 구호선박에 탑승했다. 이후 지난 19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가 석방돼 22일 귀국했다. 귀국은 외교부가 발급한 여행증명서로 이뤄졌다.
김씨는 당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자지구로 향했던 이유에 대해 “많은 사람이 폭격뿐 아니라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며 “그곳에 사람이 있기 때문에 중동 정세가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다시 항해를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나 가자지구에 갈 계획이 있다”며 가자지구로 향하는 항해를 또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또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타를 당했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우리 정부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 대리를 초치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외교부는 다만 김씨의 여권 재발급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씨가 가자지구 방문을 재차 시도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해야 여권 재발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구슬.심정보([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