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상당수 후보들이 AI 교육, 기초학력 강화 등 엇비슷한 공약을 내놓은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이색 공약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재원 마련 계획이나 정책 효과에 대한 설명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유권자 관심 끌기’에 그친다는 비판도 나온다.
28일 교육감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집에 따르면, 강삼영(강원) 후보는 춘천에 ‘K팝 예술고등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K팝을 비롯해 영상, 디지털콘텐트 등 실용예술 분야를 가르치는 학교를 기존 예술고의 제2 캠퍼스 형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강 후보 측은 “K팝의 전세계적인 인기로 강원도에서도 실용예술 교육 수요가 늘고 있지만, 도내 예술고는 강릉에 1곳뿐이라 유망한 예술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통폐합을 통해 쓰지 않는 학교 자원을 활용하면 예산 150억원 수준에서 학교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들이 앞다퉈 교권 강화 공약을 내건 가운데, 안마 서비스로 교사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서중현(대구) 후보는 교육청에 안마사와 심리치료사를 두겠다고 했다. 서 후보는 “선생님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사기를 높이기 위해 기획한 공약”이라며 “30억원 정도 예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해외 경험 기회를 주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강미애(세종) 후보는 중3 학생 4000명 전원에게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박람회인 미국 CES 체험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미래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2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광렬(울산) 후보는 500억원을 들여 중3 재학생 전원에게 해외 대학과 연구기관 탐방 등 해외 연수를 보내준다고 공약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파크골프에 관한 공약도 있다. 권순기(경남) 후보는 폐교 부지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교육감배 정기 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주민 생활체육 공간을 마련하는 동시에, 가족 3대가 함께하는 인성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유권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교사 A씨는 학생 해외 탐방 공약에 대해 “소규모로 진행되는 하루짜리 현장체험학습도 부담스러운데 해외까지 학생들을 인솔할 교사가 누가 있겠냐”고 했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김진수(46)씨는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필요한 공약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국민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같은 진영에서도 후보가 난립하다 보니 후보들 입장에선 유권자에게 각인될 만한 자극적인 공약을 끼워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창의적인 공약 개발로 볼 수 있지만, 실효성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없는 공약은 추후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