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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우산’ 공유, EU 가입…‘트럼프 리스크’에 헤쳐모이는 서구권

중앙일보

2026.05.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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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 나토(NATO) 사무총장(왼쪽)이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나토(NATO) 사무총장(왼쪽)이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핵(核)우산’ 공유, 안보 협정 체결, 유럽연합(EU) 가입….

안보를 미국에 기댔던 서구권 국가가 최근 일제히 ‘헤쳐모여’ 기류다. 동맹조차 거래 대상으로 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에 대응해서다.

로이터통신은 27일(현지시간)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노르웨이가 프랑스가 제공하는 핵우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스퇴르 총리는 조만간 프랑스를 방문해 해당 내용을 포함한 새로운 방위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유럽에선 프랑스가 약 290기, 영국이 약 225기가량의 핵무기를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노르웨이가 프랑스의 핵우산에 들어간다는 건 노르웨이가 공격받을 시 프랑스가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퇴르 총리는 “러시아가 핵을 포함해 대규모로 재무장하고, 다른 유럽 국가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는 안보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일원이다. 로이터는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국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대서양주의’ 국가 노르웨이가 프랑스 핵우산에 발을 들이는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노르웨이 이외에도 독일·그리스·네덜란드·벨기에·덴마크·스웨덴이 프랑스와 핵우산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우방인 캐나다는 방위산업(방산) 분야에서 미국 이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7일 차세대 조기경보통제기 도입 사업에서 미국 보잉의 E-7 ‘웨지 테일’ 대신 스웨덴 사브 ‘글로벌 아이’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스웨덴 사브의 글로벌 아이 조기경보기. 사브

스웨덴 사브의 글로벌 아이 조기경보기. 사브

캐나다는 기존에 체결한 미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88대 구매 계약을 축소하고, 사브의 ‘그리펜’ 등 다른 기종을 병행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과거 북극권 감시를 미국과 안보 협력에 크게 의존했는데, 최근 들어 독자적인 감시·정찰 역량을 확대하는 추세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고, 국내에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카니는 중견국의 협력을 강조하는 반(反)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영국과 폴란드는 같은 날 방위 조약을 맺었다.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양국 군대가 탄약, 공중 및 미사일 방어 체계, 차세대 중거리 대공 미사일 분야에서 협업하고 합동 군사 훈련을 하기로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EU와 영국 간 야심 찬 관계 구축을 지속해서 추진하는 가운데 조약을 맺었다”며 “프랑스·독일과 맺은 협정에 이어 유럽 전역의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이슬란드는 8월 EU 가입을 두고 국민투표를 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는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상비군이 없다. 그동안 미국의 안보 우산에 크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아이슬란드 인근 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하는 등 안보 불안이 커지자 EU와 거리를 좁히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이슬란드는 독특한 정체성을 지닌 국가로 유럽의 일부면서도 유럽과 구별되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겨왔다. 하지만 이제 더 큰 동맹(EU)에 합류할 때가 됐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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