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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출신 세계적 조각가? 가짜 경력으로 지자체 납품…2심서 징역 3년

중앙일보

2026.05.2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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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하의도 야외 조각 미술관에 설치된 천사상 조각 작품. 허위 경력을 내세운 최바오로씨가 납품해 논란이 됐다. 사진 신안군

전남 신안군 하의도 야외 조각 미술관에 설치된 천사상 조각 작품. 허위 경력을 내세운 최바오로씨가 납품해 논란이 됐다. 사진 신안군


허위 학력과 경력을 앞세워 지방자치단체들로부터 수십억 원대 조형물 납품 계약을 따낸 조각가 최바오로(72·본명 최영철) 씨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일부 사기 혐의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이 무거워졌다.

대구고법 형사1-3부(부장 송민화)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최씨를 법정 구속했다.

최씨는 프랑스 파리 에꼴데보자르 졸업, 파리 7대학 명예교수, 로마 가톨릭 예술원 정회원 등 화려한 해외 이력을 사칭하며 지자체에 접근했다.

이를 통해 2022년 경북 청도군에 조각상 등 조형물 20점을 납품하며 2억9700만원을 챙겼고, 앞서 2018년에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 일대에 천사 조각상 등 321점을 설치하는 대가로 18억6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최씨가 내세운 세계적 명성의 경력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며, 과거 상습사기죄 등으로 여러 차례 복역하는 동안 검정고시를 치른 전력이 있을 뿐 해외 활동 조각가로서의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욱이 그가 이탈리아산 대리석으로 직접 깎아 만들었다고 홍보한 조각상들은 실제 중국 허베이성 공장에서 주문 제작된 제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청도군 관련 사기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신안군 사건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작가의 경력보다 작품 자체의 가격과 상징성을 더 고려했을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무죄 부분을 파기하며 “최 씨가 직접 작성해 전달한 허위 이력 자료가 신안군 심의위원회의 제안서에 그대로 반영됐다”며 “위원들이 작가의 이력과 활동을 주요 근거로 삼아 계약을 결정한 만큼 기망 행위와 처분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백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세계적인 거장인 것처럼 지자체를 속여 총 18억원이 넘는 거액을 편취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피해 회복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도 못한 점을 종합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고성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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