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갈 길 명확하다” 신현송의 첫 메시지…7월 금리 인상론 커졌다

중앙일보

2026.05.28 00:30 2026.05.28 00:36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우상조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우상조 기자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메시지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성장·물가·환율·부동산 등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의미다. 금통위가 28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8회 연속 동결했지만,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했다는 시장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통상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금융 안정 우려가 서로 엇갈리며 통화정책 딜레마를 만들었다. 지금은 다르다. 경기 부양 필요성은 줄었고, 물가 상승과 금융 불안에 대응해야 할 이유는 커졌다. 이런 분위기는 점도표와 금통위 내 소수의견으로도 확인됐다. 금통위원들의 6개월 뒤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는 21개 점 중 19개가 인상 쪽에 찍혔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도 2명 나왔다. 신 총재도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을 하긴 할텐데 속도와 수위에 대한 결정만 남았다는 의미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대폭 올렸다. 중동전쟁이 성장률을 0.4%포인트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와 정보통신(IT) 수출 확대가 성장률을 0.7%포인트 끌어올렸다. 정부 추경과 증시 호황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봤다. 한은은 반도체 수요가 한층 강화되는 낙관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에는 올해 성장률이 3.1%(기본 전망에서 0.5%포인트 상향)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기존 1.8%에서 2.1%로 0.3%포인트 높여 잡았다. 견조한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우려됐던 경기 하방 위험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며 “내년에는 국내총생산(GDP) 갭(실제GDP와 잠재GDP의 차이)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여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물가 전망치도 크게 높였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기존 2.2%에서 2.7%로,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물가) 전망을 2.1%에서 2.4%로 올려 잡았다. 이미 2.6%(4월)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 2.8%로 높아진 현재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을 반영했다. 신 총재는 구매 빈도가 높은 140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가 4월 2.9%였다는 점을 들며 “현재 추이를 봤을 때 물가 상방 압력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일시적 공급 충격에 그칠지,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 등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으로 번질지가 변수다.

환율과 부동산 상황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영향으로 1500원대로 높아졌다(원화 가치 하락).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전·월세와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고, 주택 관련 대출 증가 규모도 다소 커졌다. 신 총재는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율이 수입물가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만큼 중앙은행 책무상 중요한 변수라는 설명이다.

점도표에서 3.00% 전망(0.50%포인트 인상)이 10개로 가장 많았다는 점은 6개월 안에 최소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7월 기준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인상 전 가이던스 제공을 위한 결정”이라며 “7월 인상은 확정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0년 동안 지금처럼 7번 연속 동결을 유지하다가 인상 소수의견이 2명 나온 사례는 없었다”며 “다음 회의에서 인상을 예고하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7월부터 인상을 시작해 분기당 1회 속도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인상 시점에는 변수가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타결되고 국제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면 물가 상방 압력이 일부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신 총재는 “종전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에너지 공급망 정상화와 국제유가 안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질 경우 성장세가 더 강해지고,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신 총재는 이날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렸어야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회를 놓쳐 올려야 할 때 못 올리는 위험도 약간은 있지만, 지금으로써는 충분히 기다려도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