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총장 문시연) 생명시스템학부 임준형 교수 연구팀이 근육 세포에서 특정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근감소증 등 근육 관련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주목된다.
최근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질병 유발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세포 안에서 직접 제거하는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이 차세대 치료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 기술인 프로탁(PROTAC)은 세포 내 유비퀴틴-프로테아좀 시스템(UPS)을 이용해 표적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방식이다. 기존 저해제로 조절하기 어려웠던 단백질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프로탁은 여러 조직에 넓게 발현되는 일부 E3 리가제에 의존해 특정 조직에서만 단백질을 분해하도록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근육 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E3 리가제 KLHL41에 주목했다. KLHL41은 근육 세포의 증식·분화·유지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었지만, 프로탁 개발을 위한 E3 리가제로 활용된 사례는 없었다. 결정구조가 알려져 있지 않아 리간드 발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AI) 기반 가상 스크리닝과 화학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KLHL41에 결합하는 새로운 리간드를 발굴했다. 이를 활용해 근육 세포에서 선택적으로 표적 단백질을 분해할 수 있는 프로탁 분자를 설계했다.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이 기술이 근육 선택적 단백질 분해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프로탁 기술의 조직 선택성 한계를 보완하고 근육 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분자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준형 숙명여대 생명시스템학부 교수는 “KLHL41 리간드가 근육 특이적 단백질 분해제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향후 근육 질환 관련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개발과 조직 선택적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 확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박종민 강원대 교수, 이주용·박한검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026년 5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