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또 '의사 조력' 사망…이달에만 2건
2019년 헌재 '조건부 허용' 결정 이후 입법 공백…누적 17건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이달 16, 17번째 의사 조력 자살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28일(현지시간) 현지 안사통신에 따르면 안락사 권리 옹호 단체 루카코쉬오니 협회는 지난 18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55세 남성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생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1999년부터 다발성경화증을 앓아왔다. 다발성경화증은 뇌·척수·시신경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배변·운동장애, 반신마비, 시신경염 등 증상이 함께 나타나지만 아직 완치 방법은 없다.
지난 4일에는 10여년간 신경퇴행성 질환을 앓던 63세 여성이 토스카나주에서 의사의 도움을 받아 세상을 떠났다.
이탈리아에서 조력 자살은 원칙적으로 형법상 처벌 대상이지만 2019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예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당시 이탈리아 헌재는 치료가 불가능하고 고통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경우, 환자가 의사 결정 능력이 있는 경우 등 일부 예외적인 조건에서 의사 조력 자살을 합법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 결정에도 현재 국가 차원에서 조력 자살의 기준과 절차 등을 명확하게 규정한 법은 없다. 좌·우파 정당 간 입장이 갈려 입법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탓이다.
그러는 동안 작년 2월 토스카나주를 시작으로 지역별 법제화가 시작되면서 의사 조력 자살의 심사·집행 등은 지역 보건 당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의사의 도움을 받는 조력 자살은 미국의 일부 주에서 허용하고 있고 프랑스·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도 입법을 추진 중이다. 네덜란드·벨기에와 캐나다 등은 일정 조건을 전제로 안락사를 일부 허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의사 조력 자살과 안락사 모두 불법이다. 형법상 의사 조력 자살은 자살방조죄로, 적극적 안락사는 촉탁살인죄로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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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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