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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임금은 동결하고 수퍼카만 6대…3000억 탈루 혐의 적발

중앙일보

2026.05.28 02:28 2026.05.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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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 연합뉴스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 연합뉴스

회삿돈으로 사들인 수억원대 수퍼카를 몰고 다니며 호화 생활을 누린 사주 일가와 법인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법인 차량 사적 사용 문제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혐의가 포착된 19개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19개 법인이 소유한 고가 수퍼카는 90대, 총 300억원 상당의 규모다. 탈루 혐의 액수는 약 3000억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A 제조업체는 시세 3억원이 넘는 고가 수퍼카 6대(총 36억원 상당)를 포함해 수입차 45대를 보유했다.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직원 급여는 수년간 동결하고 있었다.

고가 수퍼카는 사주 B씨가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법인자금으로 사들인 것으로, 업무와 무관하게 회사 내 전시용으로 사용됐다.

B씨는 고급 룸살롱에 드나들며 유흥비 약 15억원을 회삿돈으로 지불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급여 약 60억원을 과다 수취했다.

B씨는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이 가상자산 채굴기를 취득할 수 있도록 약 200억원을 무상으로 대여하기도 했다. 사주 일가 명의의 해외계좌에 약 17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도 신고 의무를 따르지 않았다.

건축 관련 제조·판매 법인을 운영 중인 C씨는 회삿돈 약 6억원을 들여 슈퍼카 3대를 사들였다.

C씨는 자녀가 지배하는 또 다른 법인에 이 차량을 저가에 넘겨 자녀가 타게끔 했다. 자녀는 일하지 않고 가공급여 2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C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고급 주택의 인테리어 비용으로 회삿돈 약 10억원을 사용했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D씨는 유학 후 귀국한 자녀를 위해 회삿돈 3억원을 들여 수퍼카를 사들였다. D씨는 과거 약 180억원 상당의 빌딩을 자녀와 함께 매입하면서 약 50억원을 증여했는데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고가 수퍼카를 법인 명의로 리스한 뒤 배우자가 몰게 하거나 골프장, 고급 호텔, 상품권 등을 법인 카드로 결제하며 호화·사치 생활을 누린 사례가 잇따라 포착됐다.

국세청은 일시 보관, 금융계좌 추적, 디지털 포렌식 기법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 법인에 합당한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증빙을 조작하는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고가 법인차량을 이용한 탈세를 막기 위해 2016년 전용보험가입과 운행기록부 작성을 의무화했고, 2024년부터는 8000만원 이상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했다.

그 결과 1억원 이상 고가 법인차량은 2023년 5만1542대에서 2024년 3만3960대로 감소했으나, 2025년 3만9429대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세청은 “연두색 번호판 도입 초기에는 낙인 효과를 회피하기 위해 8000만원 이상 차량의 가액을 낮춰 다운 계약서를 쓰는 탈루 행태가 나타났지만 이제는 한층 더 수법이 진화했다”고 전했다.



김은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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