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막판 진통을 거듭하는 가운데, 미군이 27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을 낀 이란의 해군 거점을 공습했다. 이에 이란이 미군기지 공격으로 맞서면서 해협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쟁이 다시 확전이냐, 극적 타결이냐의 기로에 선 양상이다.
이날 CNN은 미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미군은 위협이 된 이란 공격용 드론 4대를 격추했고 다섯 번째 드론을 발사하려던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의 지상관제소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반다르아바스는 이란 해군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지역사령부가 있는 군사 거점으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활용하는 미사일·드론·고속정 전력 상당수가 이곳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미 당국자는 CNN에 이번 공격이 “순전히 방어적 성격이며 휴전 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공격은 협상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위협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즉시 미국의 미사일 공격 원점인 미 쿠웨이트 공군기지에 반격을 가했다. 혁명수비대는 미군의 이번 공격을 “침략”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일이 반복된다면 더 결정적인 대응이 이어질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침략자에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 중부사령부는 쿠웨이트군이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날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쏟아낸 후 6시간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이란은 우리에게 줘야 할 것들을 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 왼쪽 사람(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그들을 끝장낼 것”이라고 했다. 또 “중간선거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11월 선거를 의식해 합의를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행 정상화 문제는 미·이란 간 종전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다. 양측 모두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항행을 복원한다는 원칙엔 공감하고 있지만, 해협 통제 권한을 둘러싼 입장차는 극명하다. 이란은 해협 관리 과정에서 자국의 운영 통제권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이 특정 국가의 통제 아래 놓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도 이란과 함께 호르무즈 관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만을 겨냥해 “제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가 날려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28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 지역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를 공습한 것은 6일 이후 약 3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