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지분을 확보하려는 금융권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 등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28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나무 지분 4%(139만 주)를 총 6128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이 2%,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각각 1%씩 취득하기로 했다. 해당 물량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벤처스 등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하던 구주로,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된다. 취득 예정일은 다음 달 19일이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136만주를 5978억원에 추가 매입하기로 결의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지분율은 기존 5.94%에서 9.84%로 높아져 3대 주주로 올라선다. 하나은행도 이달 두나무 지분 6.55%를 1조33억원에 인수해 4대 주주에 올랐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5578억원, 당기순이익 7089억원을 기록했다.
삼성그룹 3사는 이번 투자를 디지털자산 기반의 신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STO) 발행·유통 등 디지털자산 사업을 확대하고, 삼성SDS는 클라우드·보안·인공지능(AI) 역량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금융 인프라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결제 지원과 유통 생태계 구축 협업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지분 투자는 각 계열사의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국내 1위 디지털자산 사업자 두나무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 측도 “블록체인 기반 금융투자 상품 개발·유통, 결제 인프라 구축, AI 분야 확장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인수하는 곳도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거래소 오케이엑스(OKX)는 29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지분을 각각 20% 인수하는 체결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 등이 실제 사업화되려면 금융당국의 판단과 국회 법제화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국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이후 디지털자산기본법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국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