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프리즘] 새 담배사업법은 구조적 변화 출발점

중앙일보

2026.05.28 08:02 2026.05.28 13:2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열 대한금연학회장

김열 대한금연학회장

지난 4월 24일 시행된 담배사업법 개정은 우리나라 담배규제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이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담배’의 정의를 확대해 그간 제도 밖에 있던 합성니코틴 전자담배까지 제도 관리 범위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이번 조치는 급변하는 담배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합성니코틴 제품은 법적 공백 속에 특히 청소년층에서 빠르게 확산돼 왔다. 담배업계는 이러한 제품을 ‘덜 해로운 대안’으로 포장하며 담배 위해감축(Tobacco Harm reduction)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다양한 향과 세련된 디자인, 온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는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최초 사용 진입을 쉽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전자담배 역시 니코틴 중독을 강화할 뿐 아니라 청소년의 호흡기 질환 위험을 높이며,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일관되게 입증하고 있다. ‘덜 해롭다’는 표현이 ‘안전하다’는 인식으로 왜곡되는 순간, 청소년의 흡연 진입 장벽은 급격히 낮아진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주요 당사국들은 이미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도입했다. 가향 표시 제한, 건강경고 의무화, 온라인 판매 금지, 광고 및 판촉 규제 등은 국제적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영국 의회가 통과시킨 ‘담배 및 전자담배 법안’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법안은 2009년 이후 출생자는 전자담배 제품을 포함한 담배제품을 평생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비흡연 세대(smoke-free generation)’를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규제 차원을 넘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게 하는 정책’으로, 공중보건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 정책 변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지점은 청소년의 담배 사용 ‘진입 차단’이다. 담배 제품 사용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만큼, 이 시기에는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영국 사례가 보여주듯, 이제 담배규제는 단순히 흡연율을 낮추는 수준을 넘어 ‘세대 단위의 차단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도 학교·지역사회 중심의 흡연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광고 및 판촉 금지, 온라인 판매 금지 등의 정책을 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더 나아가 플레인 패키징 도입, 담배 제품 가향 규제 등을 추진하는 한편, 신종담배 제품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도 확대되어야 한다.

청소년을 보호하고 다음 세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이번 전환을 우리 사회가 함께 지켜보고, 뿌리내리도록 지원해야 한다.

김열 대한금연학회장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