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곧 인상하겠다는 깜빡이를 확실하게 켰다. 신 총재는 어제 취임 이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한 뒤 “물가·성장·환율·부동산 등으로 봤을 때 갈 길이 비교적 명확하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통화 긴축으로 기조 전환을 분명히 한 셈이다. “쟁점은 언제, 얼마나 빨리, 어디까지 올리느냐”라고 했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는 연 2.5%로 여덟 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가 2~3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금통위원 2명이 당장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는 소수의견을 낸 데다 6개월 뒤 기준금리 수준을 예상할 수 있는 금통위원 점도표로 봐도 3% 전망이 가장 많았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에서 2.6%로 대폭 올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2%에서 2.7%로 올려잡았다. 반도체 특수로 경기가 과열 국면으로 치닫기 전에 고환율·고유가로 고물가가 기조적으로 굳어지기 전에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브레이크를 밟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은 통화당국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은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영끌’ ‘빚투’ 대출자들에게 직격탄이 된다. 3월 말 가계빚은 1993조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대출받아 투자하는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36조원을 웃돌고 있다. 경제 주체 모두가 스스로 위험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서민·자영업자·취약계층의 금리 인상 충격을 완화할 지원책을 마련해 두기 바란다.
금융 안정 전문가인 신 총재는 “당분간 증시의 ‘빚투’가 시스템 리스크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반도체 회사의 주가 상승이나 고액 성과급으로 시중에 쌓인 ‘반도체 머니’가 부동산 시장으로 쏟아질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장관과 참모들에게 “집값이 다시 오른다는데 대책을 세우고 있느냐”고 말했다는데, 그동안 SNS로 보여줬던 부동산에 대한 자신감은 어디로 갔는가. 정부가 집값 대책을 제대로 마련했는지 더 궁금하고 답답한 쪽은 대통령보다 국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