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전작권 조기 회복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한·미 간 기류가 심상치 않다. 국방부는 최근 주한미군 측이 한국군 대장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 창설에 우려를 표명하며 ‘연합사 해체’ 가능성까지 거론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기존 합의를 변경하려는 어떠한 제안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해명과 별개로 워싱턴과 주한미군 내부에서 이어지는 경고음은 전작권 전환을 바라보는 한·미의 인식 차이가 작지 않음을 보여준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 내부에서는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 시점을 2029년 이후로 보고 있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올가을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기점으로 전작권 전환 시기를 구체화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작권 전환 자체는 언젠가 가야 할 방향이다. 한국군의 군사 역량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6일 “내일 전작권이 전환돼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 측 우려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미 하원 청문회에서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명심해야 할 점은 그 조건들이 충족될 때까지 전작권을 성급하게 이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런슨 사령관은 또 “정치적 편의주의가 조건을 앞서선 안 된다”는 말도 했다. 한국의 작전 능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한국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더 앞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한 것으로 읽히는 발언이었다.
전작권 환수가 실행되려면 미국과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동맹 간의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현재 한·미는 미래연합사 운용 능력, 북한 핵·미사일 대응 역량, 안정적인 안보 환경 등 조건 충족 여부를 단계적으로 검증 중이다. 결국 핵심은 실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억지력과 작전 능력을 갖췄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안보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의욕보다는 냉철한 현실 판단이 필요하다. 전작권 전환의 성패는 정치적 속도전이 아닌, 냉정한 안보 역량 검증과 흔들리지 않는 동맹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