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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귀뚜라미환경테크가 음쓰 처리 기술 베꼈다”…경찰 수사

중앙일보

2026.05.28 13:00 2026.05.2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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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비움의 씽크뱅(세대 내 투입 방식). 각 세대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진공배관을 통해 쓰레기 집하장으로 이송, 저장, 배출하는 시스템. 사진 (주)비움 웹페이지

(주)비움의 씽크뱅(세대 내 투입 방식). 각 세대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진공배관을 통해 쓰레기 집하장으로 이송, 저장, 배출하는 시스템. 사진 (주)비움 웹페이지


냉난방 종합에너지기업 귀뚜라미그룹의 계열사가 중소기업의 국내 최초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처리 특허 기술을 탈취했다는 혐의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법원은 특허 침해 소송에서 패소 판결을 하며 제품 생산·사용 등을 금지하고 피해 업체에 9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8일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과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귀뚜라미 그룹 계열사인 귀뚜라미환경테크(이하 귀뚜라미, 2014년 8월 설립 당시 신성크린넷)와 대표이사 A씨(캐나다 국적) 등을 불구속 수사 중이다.

사건은 (주)비움이 지난 2024년 12월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고소장에 따르면 비움은 자사가 특허를 가진 음식물쓰레기 처리 제품인 ‘씽크뱅’과 사실상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귀뚜라미가 ‘에코플로어’ ‘에코홈’이라는 상품으로 공동주택 등에 납품해 영업비밀을 침해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에코플로어는 공동주택 각층 복도에 투입구를 설치해 음식물쓰레기를 자동 이송하는 시스템이고, 에코홈은 세대 내 설치하는 제품이다.

귀뚜라미환경테크 에코홈. 각 세대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편리하게 처리 가능한 빌트인형 시스템. 사진 귀뚜라미환경테크 홈페이지

귀뚜라미환경테크 에코홈. 각 세대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편리하게 처리 가능한 빌트인형 시스템. 사진 귀뚜라미환경테크 홈페이지


고소 업체는 2008년 5월 자신들이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물로 등록한 도면·시방서와 귀뚜라미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현장에 제출한 도면·시방서가 동일해 그대로 베낀 것으로 보인다는 특허법인 기술분석 의견서도 고소장에 담았다. 업체가 보유한 공기 이송방식 쓰레기 투입 설비용 투입구 도어장치, 음식물쓰레기 진공수거 시스템 투입구 등 2건의 특허 침해도 당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고소 업체는 보일러로 유명한 중견기업에 이 기술 개발을 시작한 1997년부터 2014년까지 축적한 설계 노하우, 영업 비밀과 인력도 빼앗겼다고 호소한다. 실제 현재 귀뚜라미 대표이사인 A씨는 2015년 2월 (주)비움 부사장에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2015년 3월엔 연구소장 B씨가 귀뚜라미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비움의 씽크뱅(각층 공용 투입방식). 각 세대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각층 엘리베이터 홀, 지정된 장소에 설치된 옥내 투입구에 넣으면 진공배관을 통해 쓰레기 집하장으로 이송, 저장, 배출하는 시스템. 사진 (주)비움 웹페이지

(주)비움의 씽크뱅(각층 공용 투입방식). 각 세대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각층 엘리베이터 홀, 지정된 장소에 설치된 옥내 투입구에 넣으면 진공배관을 통해 쓰레기 집하장으로 이송, 저장, 배출하는 시스템. 사진 (주)비움 웹페이지


고소 업체 관계자는 “귀뚜라미 브랜드 권세와 탈취된 기술에 밀려 수주 기회를 박탈당했다. 귀뚜라미는 1900억원대 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며 “중소기업 혁신 성과를 자본력과 인력으로 매수, 강탈하는 K-기술 찬탈의 전형”이라고 했다.

고소 업체는 2023년 12월과 2024년 4월 귀뚜라미가 낸 도면을 확인하고 제품을 분해해 특허 침해 사실을 인지하고 귀뚜라미를 상대로 2024년 9월 특허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이 사건 재판부인 민사63부(부장 이규영)는 지난 21일 피고(귀뚜라미)에 에코플로어와 에코홈 투입구 등 제품을 생산, 사용, 양도, 대여, 수입하거나 계약해선 안 되며 보관 중인 제품을 폐기하라고 판결했다. 원고가 청구한 10억원 중 9억원 배상도 선고했다.

(주)비움이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공동주택 세대 내 설치된 귀뚜라미환경테크의 에코홈을 분해해 남긴 사진. 사진 (주)비움

(주)비움이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공동주택 세대 내 설치된 귀뚜라미환경테크의 에코홈을 분해해 남긴 사진. 사진 (주)비움


귀뚜라미는 현재 세계 최초로 세대 개별 계량이 가능한 에코홈 시스템을 개발해 전국 주요 고급 아파트에 공급,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업계 1위라고 홍보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1심 판단에 불복해 이미 항소장을 제출했으며 법리적 오류를 명확히 다룰 예정”이라며 “수사 관련 상대방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철저히 소명하고 대응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고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로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 및 악의적 영업 방해 행위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손성배.김예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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