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사는 A(29)씨는 군 제대 후 5년 넘게 취업 준비 생활을 하고 있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용돈을 받아 쓴다. 한두 달 짧게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을 뿐 제대로 일자리를 구한 적이 없다. 말이 취업 준비이지 하는 듯 마는 듯해 부모 눈엔 ‘그냥 쉬는 것’과 다름없다.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다.
A씨는 아버지의 건강보험증에 얹혀 피부양자로 돼 있다. 60대 부모는 아들이 정신적으로 압박받을 것을 우려해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 취업을 강요했다가 ‘은둔형 외톨이’가 될까 봐 말을 아낀다. A씨는 “시험(공무원) 준비하는데, 돈을 벌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한다.
28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A씨처럼 부모 건강보험에 얹힌 26~50세 자녀 피부양자가 94만 27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피부양자(1538만3177명)의 6.1%이다. 직장 건보는 같이 사는 자녀, 따로 살되 이혼·사별한 자녀를 피부양자로 인정해 건보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자녀의 나이는 따지지 않는다.
연령대별로 쪼개서 따져봤다. 26~30세는 20대 초반까지 학생이었을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해 연속 피부양자 기간을 1~5년으로 한정했다.
A씨처럼 5년 연속 피부양자로 부모에게 얹힌 자녀가 21만2240명이다. 26~30세가 14만1251명, 31~40세가 5만7118명, 41~50세가 1만3871명이다. 중간에 취업했다가 건보료를 낸 적이 있는 사람은 빠져 있어 실제 ‘캥거루 자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초반까지는 대학 재학 등으로 취업이 어렵다. 이 기간은 피부양자로 얹히는 게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해 26~30세는 피부양자 연속 기간을 1~5년으로 좁혀서 따졌다. 해당자는 24만5015명(1년 안 된 경우 제외)이다. 이 중 3~5년 된 사람이 7만여명이다.
31~40세도 학업 기간을 고려해 연속 피부양자 기간을 1~10년으로 한정해 따졌다.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14만2457명이다. 이 중 5~10년 된 사람은 3만3136명, 3~5년은 3만3362명이다.
41~50세는 1~20년으로 한정해 산출했다. 해당자가 3만3565명이다.
장기 피부양자가 많은 이유는 20,30대 취업난이 심화하고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독립적으로 건보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40대는 일자리를 잡기가 더 어려운 탓에 피부양자로 오래 남아 있다.
이들 중 30대 중후반, 40대 자녀의 부모는 60세 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은퇴하지 않았거나 은퇴 후 다른 직장을 구한 부모가 30, 40대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