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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학폭 재판 노쇼’ 권경애 6500만원 배상 확정…약정금도 추가로 지급해야

중앙일보

2026.05.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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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2023년 6월 19일 오후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권경애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에서 진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 이기철 씨가 2023년 6월 19일 오후 권 변호사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 회관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폭력 소송을 맡고서는 재판에 불출석해 유족이 패소하게 한 권경애 변호사가 유족에게 6500만원을 배상하고, 이에 더해 약정금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9일 고(故)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약정금 부분은 파기환송했다.



위자료는 인정, 각서 내용 두고 판단 갈려


조국흑서의 공동저자 중 한명인 권경애 변호사. 우상조 기자

조국흑서의 공동저자 중 한명인 권경애 변호사. 우상조 기자


앞서 유족은 2016년 가해 학생 학부모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소송대리를 맡은 권 변호사는 재판에 세 차례 불출석해 2022년 11월 패소 판결을 받았다. 민사소송에서는 원고 측이 변론기일에 3회 연속 불출석하면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권 변호사는 패소 5개월이 지난 뒤에야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9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각서를 썼다.

이후 유족은 권 변호사와 소속 법인을 상대로 2억원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고의에 가깝게 주의를 결여한 중과실”이라며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 해미르가 공동으로 이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허탈함과 배신감이 심대했을 것”이라며 액수가 약간 늘어난 6500만원 지급을 판결했다. 해미르에는 별도로 2심 수임료의 절반에 해당하는 2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원심은 다만 권 변호사가 유족에게 작성한 9000만원의 약정금 지급은 이미 조건이 깨졌다고 판단했다. 각서의 조건은 ‘언론 기사화 등으로 확산하지 않는 것’이었다는 권 변호사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각서에는 언론 보도에 대한 문구는 없었지만, 재판부는 사건이 알려지기 전 각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춰 이같이 판단했다. 유족은 각서 작성 당시 이미 언론 제보를 한 상태였고, 권 변호사의 보도 유예 요청도 거절했다는 입장이다.



대법 “각서에 비보도 조건 없어, 쓰인 대로 해석해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외경. 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외경. 뉴스1


대법원은 각서에 ‘기사화 금지’ 조건은 없었다며 2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각서는 각서에 쓰인 그대로 해석해야 하고, 이에 따라 9000만원 지급 약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각서에는 조건이 전혀 명시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급조건 존재 여부의 해석이 문제될 정도의 관련 문언도 기재돼 있지 않다”며 “내용의 의미가 명확하고, 달리 해석될 여지도 별로 없다”고 했다.

권 변호사가 법률전문가인 이상 각서의 의미를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법원은 “조건을 합의했음에도 이를 각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대법원은 위자료 청구에 대한 상고는 기각했다. 이에 따라 권 변호사와 법인이 6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은 확정됐다.

‘노쇼 사건’으로 중단된 민사 본안 소송은 이씨 측이 변론 재개를 신청해 이달 20일 서울고법에서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씨 측은 권 변호사의 불출석을 ‘대리권 남용’으로 보고 소 취하 간주 효력을 무효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법리 검토를 해 보겠다며 내달 24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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