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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안테나] 국채금리 상승 왜 문제인가

Los Angeles

2026.05.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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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SS 이코노믹스 대표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SS 이코노믹스 대표

최근 몇 달 사이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대규모 재정적자,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국채 수익률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개솔린과 디젤, 항공유 가격이 뛰어 운송비가 상승한다. 여기에 플라스틱, 화학제품 등 석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상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게 된다.  
 
하지만 더 큰 위험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다.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기 시작하면, 근로자들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고, 기업들은 비용 상승을 예상해 가격을 올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 문제를 컨트롤하기 어려워진다. 채권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미래에 돌려받는 돈의 실질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연준의 정책 방향 역시 금리 상승의 중요한 배경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위험이 다시 커지면서 이러한 기대도 달라졌다. 연준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물가 압력이 심화할 경우 오히려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책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커질수록 장기 국채를 보유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된다.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도 요인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세금 수입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으며, 부족한 예산은 대규모 국채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려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문제는 이것이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재정적자가 커질수록 차입 규모는 확대되고, 차입 확대는 국채 금리 상승을 유발한다. 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늘어난 이자 비용은 재정적자를 더욱 확대한다. 다시 말해 더 많은 적자가 더 많은 차입을 부르고, 그 차입이 또다시 금리를 밀어 올리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자들은 미국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실질금리(real interest rate)’다. 실질금리란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수치다. 예를 들어 국채 금리가 4.6%이고 인플레이션이 2.5%라면 실질금리는 약 2.1% 수준이다. 실질금리는 차입 비용의 실제 부담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최근 10년 만기 국채의 실질금리가 크게 상승한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20년과 2021년만 해도 10년 만기 국채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였다. 당시 연준은 팬데믹 대응을 위해 초저금리를 유지했고, 투자자들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감수하면서도 국채를 매입했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인플레이션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실질금리는 빠르게 상승했고, 2026년 현재 10년물 실질금리는 2%를 웃도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더 높은 실제 수익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채 금리 상승은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충격을 받는 분야가 주택시장이다. 일반적으로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연방정부 역시 부담이 커진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정부의 이자 비용 부담도 늘어난다. 물론 기존의 모든 부채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만기가 도래한 채권은 더 높은 금리로 재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은 커진다. 이는 재정적자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기업들의 금융 부담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는 국채 금리에 일정 비율의 위험 프리미엄이 더해져 결정된다. 따라서 국채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도 함께 상승한다. 이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 인수합병(M&A), 자사주 매입 등을 위축시킬 수 있으며, 특히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충격은 더 커진다.
 
가계의 부담도 증가한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자동차 융자와 크레딧카드 이자율, 개인 및 스몰비즈니스 대출 금리 모두 상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에너지 가격까지 더해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은 약화한다. 결국 외식, 여행, 쇼핑과 같은 소비 지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핵심은 명확하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 물가 상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기 둔화에도 물가와 금리는 오르는 이른바 ‘고물가·저성장’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더 위험한 일이다.

손성원 /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SS 이코노믹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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