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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 '꿈의 항해'…지구의 마지막 순수를 만나다

Los Angeles

2026.05.2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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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여야기
남극 탐사·파타고니아
남극의 고요한 바다 위를 항해하는 탐험 크루즈 '마젤란 익스플로러'. 빙하와 설산이 만들어낸 세상 끝 풍경 속에서 가장 순수한 지구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남극의 고요한 바다 위를 항해하는 탐험 크루즈 '마젤란 익스플로러'. 빙하와 설산이 만들어낸 세상 끝 풍경 속에서 가장 순수한 지구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세상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으레 더 낯설고 먼 곳을 꿈꾸게 된다. 남극은 그런 여행자들의 마지막 로망 같은 곳이다. 지도 끝에 남아 있는 하얀 대륙. 오랫동안 탐험가와 과학자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그곳이 이제는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로 떠오르고 있다.
 
남극으로 향하는 길은 칠레 최남단 도시 푼타아레나스에서 시작된다. 마젤란 해협에 자리한 이곳은 한때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전략적 항구였다. 1520년 마젤란이 해협을 발견한 뒤 수많은 범선이 이 바다를 지나 대륙의 남단을 돌아갔지만, 파나마 운하 개통 이후 도시는 한동안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남극 연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푼타아레나스는 다시 세계 각국이 남극으로 향하는 핵심 전진기지로 떠올랐다. 칠레 남극연구소를 비롯해 여러 나라의 연구 인력과 물자가 이 도시를 거쳐 이동하며, 우리나라 세종기지와 장보고기지 역시 이곳을 경유한다.
 
최근에는 남극 탐사 크루즈가 새로운 탐험 여행의 상징처럼 주목받으며 관광객들의 발길도 크게 늘고 있다. 한때 극소수 탐험가와 과학자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남극은 이제 전 세계 여행자들의 마지막 버킷리스트가 됐고, 푼타아레나스 역시 세상 끝에서 남극으로 향하는 관문 도시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크루즈 갑판 위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빙하와 유빙 지대를 감상하는 여행객들. 눈앞에 펼쳐진 순백의 풍경이 남극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전한다.

크루즈 갑판 위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빙하와 유빙 지대를 감상하는 여행객들. 눈앞에 펼쳐진 순백의 풍경이 남극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전한다.

세상 끝 관문 푼타아레나스
 
여행자들을 태우고 남극으로 향하는 여정은 일반 크루즈와는 완전히 다르다. 기존 남극 크루즈가 악명 높은 드레이크 해협을 배로 며칠씩 건너야 했다면, '마젤란 익스플로러'는 푼타아레나스에서 남극 킹조지섬까지 전세기로 약 2시간 만에 이동한다. 오랫동안 망설이게 만들었던 험난한 드레이크 해협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체력 소모 대신 남극 현지 체류 시간을 극대화한 방식이다. 남극에 도착한 이후에는 탐사 크루즈와 조디악 보트, 카약 등을 이용해 빙하와 해협 사이를 이동하며 본격적인 탐험이 이어진다.
 
특히 남극의 진짜 감동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태고의 시간을 온몸으로 마주하는 데 있다. 수만 년 전부터 이어져온 압도적인 침묵과 순백의 얼음 산맥, 햇빛을 받아 투명한 옥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빙벽은 인간이 만든 어떤 장관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여행자들은 그 거대한 침묵 속에서 마치 지구 탄생 초기의 공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감각과 마주하게 된다.
 
크루즈가 남극 해역 깊숙이 들어서자 창밖으로 거대한 빙산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 덩어리 정도로 상상했던 빙산은 실제로는 하나의 산에 가까웠다. 햇빛을 받은 얼음은 투명한 옥빛으로 빛났고, 거대한 빙벽은 압도적인 침묵으로 다가왔다. 인간이 만든 어떤 건축물도 자연의 이 거대한 조각 앞에서는 초라해진다.
 
남극 설원을 따라 줄지어 이동하는 젠투 펭귄들. 푸른 빙하 절벽과 순백의 풍경이 남극만의 신비로운 장관을 만들어낸다.

남극 설원을 따라 줄지어 이동하는 젠투 펭귄들. 푸른 빙하 절벽과 순백의 풍경이 남극만의 신비로운 장관을 만들어낸다.

순백의 남극 항해
 
남극 탐험은 날마다 전혀 다른 풍경으로 이어진다. 킹조지섬을 지나 크루즈가 젤라쉬 해협에 들어서는 순간 여행자들은 왜 이곳이 남극 항해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된다. 거대한 빙벽과 눈 덮인 산맥이 바다 양옆으로 끝없이 이어지고, 유리처럼 잔잔한 수면에는 새하얀 빙산들이 천천히 떠다닌다. 바다와 하늘, 얼음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도 있다. 크루즈는 그 사이를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페놀라 해협의 풍경은 더욱 압도적이다. 수천 피트 높이의 빙벽이 바다 위로 솟아 있고, 깎아지른 설산은 검푸른 물 위에 거울처럼 비친다. '빙산의 회랑'이라는 별칭이 왜 붙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크루즈 가까이로 거대한 혹등고래가 떠오르고, 물 위에 길게 뿜어내는 흰 숨결이 차가운 공기 속으로 번져간다. 멀리 떠다니는 빙산 위에는 물개들이 느긋하게 몸을 말리고 있다.
 
남극은 흔히 황량한 얼음 사막으로 오해받는다. 하지만 실제의 남극은 놀라울 정도로 생명력이 넘친다. 킹조지섬과 셰틀랜드 군도 일대에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이 끝없이 모여 살고, 웨델물범과 코끼리물범이 해안에 몸을 눕힌 채 졸고 있다. 크루즈 주변으로는 혹등고래와 밍크고래가 숨을 뿜으며 지나간다. 어느 순간 바다 위로 검은 꼬리가 솟구쳤다가 천천히 사라진다.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긴 항해의 모든 시간이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남극 반도 북쪽에 펼쳐진 이 군도는 각국의 남극 기지가 밀집해 있어 '남극의 맨해튼'이라 불린다. 실제로 유럽 대륙보다 넓은 남극에 상주하는 인구는 여름철에도 5000여 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 광활한 침묵 속에서 인간은 극히 작은 존재로 느껴진다. 대신 자연은 압도적이다. 수만 년 시간을 품은 빙하와 얼음의 산맥, 끝없이 이어지는 순백의 풍경은 인간이 만든 어떤 장관보다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끝없이 이어진 거대한 빙벽과 에메랄드빛 호수가 장관을 이루는 파타고니아 페리토 모레노 빙하 전경.

끝없이 이어진 거대한 빙벽과 에메랄드빛 호수가 장관을 이루는 파타고니아 페리토 모레노 빙하 전경.

파타고니아의 감동
 
남극의 여운은 파타고니아에서 또 다른 감동으로 이어진다. 크루즈 여정을 마친 뒤 여행자들은 칠레 남부의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거쳐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세계적인 절경으로 손꼽히는 이곳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지구 최고의 자연 경관' 중 하나로 유명하다. 거센 바람이 끝없이 초원을 흔들고, 에메랄드빛 호수 위로는 검은 화강암 봉우리가 날카롭게 솟아 있다. 남극이 순백의 침묵이라면, 파타고니아는 거칠고 야생적인 생명의 풍경에 가깝다.
 
노르덴스콜 호수와 살토 그란데 폭포, 페오에 전망대와 그레이 호수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길은 한 장면도 허투루 지나갈 수 없다. 회색빛 빙하가 산맥 아래로 흘러내리고, 햇빛이 구름 사이로 비칠 때마다 호수의 색은 에메랄드와 코발트빛 사이를 끊임없이 바꾼다. 파타고니아의 바람은 거칠지만 이상하리만큼 자유롭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다시 한번 자연 앞에 자신을 내려놓게 된다.
 
남극과 파타고니아를 함께 경험하고 돌아온 사람들은 비슷한 말을 남긴다.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달라졌다"고. 그것은 단순히 먼 곳을 다녀왔다는 만족감과는 다르다. 인간 이전의 시간과 마주하고, 자연의 압도적인 순수를 눈앞에서 바라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에 가깝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순간, 사람들은 비로소 깨닫게 된다. 세상 끝 그 하얀 대륙이 왜 '지구의 마지막 순수'로 불리는지를.
 
여행팁
 
'US아주투어'의 남극 크루즈.파타고니아 일정은 칠레 푼타아레나스를 출발해 킹조지섬, 젤라쉬 해협, 페놀라 해협,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 등 남극 핵심 탐험 코스를 따라가는 프리미엄 상품이다. 탐사 크루즈 '마젤란 익스플로러' 탑승과 함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까지 둘러보는 일정으로 구성되며, 박평식 교수가 전 일정 동행해 남극과 파타고니아의 역사.자연 이야기를 함께 들려준다. 특히 남극 투어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펭귄 고속도로'에서는 수천 마리 펭귄들이 이동하는 장관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NO 옵션 일정으로 진행되며, 14명 선착순 소규모 탐험으로 보다 깊이 있고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출발일은 2027년 1월 22일.
 
▶문의: (213)388-4000

 

박평식 교수
 
'US아주투어' 대표 박평식 교수는 40여 년간 현장과 인문학 강의를 잇는 명품 관광 전문가로, 전 세계에서 고객에게 풍성한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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