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가 가주 등의 복지·의료 사기 행각과 관련해 적발의 핵심 경로인 내부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를 본격 강화한다.
반면 가주 민주당은 정부 지원금 부정 수급 의혹을 폭로하는 활동을 오히려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방 법무부는 메디케어 등 복지 프로그램 사기와 관련해 내부고발이 접수될 경우 최소 60일 이내에 공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27일 발표했다.
그동안은 내부고발이 이뤄지더라도 제보자가 수사 개시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수년씩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조치는 이 같은 고질적인 지연 문제를 개선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복지 사기를 뿌리 뽑겠다는 당국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법무부 측은 이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메디케어와 보조금 등 연방 지원 프로그램 관련 사기 의혹 내부고발 사건을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 접수 후 최소 60일, 최대 120일 안에 수사 지속 여부와 추가 조사, 소송 진행 또는 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렛 슈메이트 법무부 차관보는 “내부고발 사건 검토 시기를 대폭 앞당김으로써 진화하는 새로운 사기 수법을 조기에 차단하고, 부당하게 지급된 국민 세금을 더욱 효과적으로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부고발은 주로 ‘퀴탐(Qui Tam·공익신고 육성 및 제보자 보상제도)’ 소송 형태로 진행된다. 정부 자금 부정 수급 행위를 신고해 사기가 입증되면 제보자는 정부가 회수한 금액의 일부를 보상금으로 받게 된다. 이러한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복지 사기와의 전쟁’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연방 정부의 이 같은 기조와 달리, 민주당이 다수인 가주 의회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가주 의회에서는 롭 본타 가주 법무장관의 부인인 미아 본타 하원의원이 발의한 ‘AB2624’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이민자 지원 단체와 비영리기관 직원에 대한 사진 촬영 및 신상정보 공개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반대파들은 이 법안을 일명 ‘닉 셜리 방지법(Stop Nick Shirley Act)’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명 유튜버인 닉 셜리는 최근 가주와 미네소타주 내 정부 지원금 부정 수급 의혹을 받는 시설들을 직접 찾아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연방 당국의 복지 사기 수사가 확대되는 데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다. 본타 의원 측은 “이민자 지원 및 비영리 단체 직원들을 현장 촬영 등으로 인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전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법안이 정부 지원금 부정 수급 의혹 등 사기 행각 등을 폭로하는 시민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가주 내 복지 사기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사기 근절 전담반(TF)’은 LA카운티 내 호스피스 시설 447곳과 재택간호 기관 23곳에 대해 전격적인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추산된 피해 규모만 6억 달러 이상에 달했다.〈본지 4월 16일자 A-4면〉 같은 달 연방 당국은 호스피스 허위 청구 등 의료 사기 혐의로 한인을 포함한 15명을 무더기로 기소하기도 했다.〈본지 4월 3일자 A-1면〉
이가운데 연방 정부는 단속의 기술적 수위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보건복지부(HHS)는 지난 21일 차세대 인공지능(AI) 기반의 ‘감사 집행 및 위험 감독(AERO)’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당국은 이를 통해 50개 주의 감사 기록을 정밀 분석하고, 부정 수급과 관리 부실 여부를 실시간으로 점검해 문제가 확인된 기관에는 즉각적인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