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9월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식이 열린 롯데호텔 서울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김경록 기자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의 마지막 주말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영남권 지원 유세에 나선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던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마저 격전지로 분류되자 보수 진영의 두 전직 대통령이 국민의힘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선거 지원에 나서며 최근 일주일 간 전국을 누빈 박 전 대통령은 29일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등 경남 지역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을 돕기 위해 경남 남해군과 창원시를 방문했다. 오후 4시쯤 남해군 설천면 충렬사를 방문한 박 전 대통령은 오후 6시쯤엔 박완수 후보가 집중 유세를 하는 창원시 마산 합포구 마산어시장을 찾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방문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 전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앞으로도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인 경남의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하실 것”이라며 박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유세에 동행한 강기윤 국민의힘 창원시장 후보에 대해서도 “엔지니어 출신으로 일자리를 만든 경험을 가진 분이기 때문에 창원의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일요일인 31일엔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함께 대구 서문시장과 수성못에서 현장 유세를 한다. 선거 지원 첫날인 지난 23일 칠성시장을 찾은 데 이어 8일 만에 다시 추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이다. 대구 지역 의원은 “박 전 대통령께서 지난번 방문 이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하신 걸로 안다”며 “보수 결집의 바람이 대구를 통해 전국으로 번지게 하겠다는 생각이 크시다”고 했다. 충남 공주와 대전(25일), 강원 원주(28일) 등 옛 친박계 인사가 시·도지사 후보로 나온 곳을 주로 돌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특히 지난 27일 경남 진주와 울산, 부산을 연달아 방문하는 등 영남권을 집중적으로 돌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도 31일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를 찾아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예배를 보며 측면 지원에 가세한다. 이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7일 부산 기장시장을 찾은 지 나흘 만으로, 이 전 대통령과 박 후보가 최근 부산시장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성사됐다. 박 후보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먼저 박 후보에게 “내가 도움이 되면 부산에 가겠다”고 했고, 박 후보도 “좋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대표적 친이계로 분류되는 박 후보는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관·정무수석 등을 지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엔 서울숲을 방문한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서울숲은 이 전 대통령이 처음 만든 곳이고, 성동구의 발전이 시작된 기점이라 대통령께서 계속 가보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사전에 논의된 일정은 아니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오 후보에 대한 지원 사격이 아니면 무엇이겠느냐”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엔 오 후보와 함께 서울 청계천을 걸으며 힘을 보탰다.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텃밭 수성에 나선 건 최근 이들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접전이거나 오히려 열세라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26~27일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800명에게 무선전화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48%, 박형준 후보는 32%로 격차가 16%포인트에 달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전직 대통령의 선거 지원에 대해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두 대통령이 보수의 보루인 TK와 PK 사수를 위해 구원투수를 자처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윤석열·박근혜·이명박 세 사람의 공통점은 감옥형 3인방”이라며 “과거 퇴행적 감옥형 3인방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를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