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월 한 달간 28% 넘게 급등했지만, 정작 대부분의 종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로 극소수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업종별 양극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55% 오른 8476.15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28.45% 치솟았다. 그러나 코스피 수익률을 웃돈 업종은 전기·전자 1개뿐이었다. 이외 보험, 유통, IT서비스 등 21개 업종은 코스피 상승률에 못 미쳤다. 일부 반도체주와 AI 랠리의 수혜를 함께 받는 전력주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셈이다.
종목별로도 쏠림이 컸다. 이달 들어 코스피 948개 종목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111개로 전체의 약 12%에 불과했다. 반면 하락 종목은 811개로 86%에 달했다. 보합 종목은 26개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가 주목받으며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에서는 일부 개별주만 선별적으로 상승하며 종목 간 차별화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기반 상승장이지만, 실적보다 과도하게 주가가 오른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이 집계한 28일 기준 이달 코스피 상승률 24% 가운데 이익 기여도는 8.5%포인트, 주가수익비율(PER) 기여도는 15.5%포인트였다. PER은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에 얼마나 높은 값을 매기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현재 실적보다 더 높은 기대를 할 때 올라간다. 월간 기준으로 PER 기여도가 이익 기여도를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이달이 처음이다.
주가는 통상 주당순이익(EPS)과 PER의 곱으로 결정된다. 코스피 상승률 중 PER 기여도가 EPS 기여도보다 높다는 것은 주가 상승이 실제 실적 개선보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에 더 크게 의존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문제는 이럴 경우 되돌림도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증시 상승이 이익 증가보다 기대감에서 기인했다는 점은 변동성 확대의 또 다른 배경”이라며 “단기적으로 금리 등 거시 변수나 차익실현, 쏠림 현상 되돌림에 대한 증시 민감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승 종목 수가 적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주도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대형주의 주가 흐름이 지수 전체를 흔들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시장의 추가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 한 연구원은 “연간 전체로 봤을 때, 연초 이후 코스피의 94.2% 상승에 이익 기여도가 126%포인트, 기대감 기여도가 -31.8%포인트로 이익 체력이 견조하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