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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30마리 잡히는 ‘전설의 심해어’ 돗돔…세계 첫 인공부화 성공

중앙일보

2026.05.3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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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16일 제주시 우도와 구좌읍 행원리 사이 해역에서 잡힌 대형 돗돔. 사진 독자

지난해 2월 16일 제주시 우도와 구좌읍 행원리 사이 해역에서 잡힌 대형 돗돔. 사진 독자

연간 30마리 안팎만 잡혀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돗돔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 심해어 특성상 양식과 종자 생산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어종인 만큼 수산자원 보존과 미래 양식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은 돗돔 수정란 200만 개를 확보해 이 가운데 50만 마리를 인공 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현재는 몸길이 1㎝ 안팎의 어린 돗돔 20만 마리를 사육하며 초기 생존율과 성장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돗돔은 수심 400~600m 심해에 서식하는 대형 어종이다. 성체는 몸길이 2m, 무게 200~280㎏까지 자란다.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 일본 남부, 러시아 극동 해역 등 북서태평양 일부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한다.

산란기인 5~6월이면 수온이 높은 연안으로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어업인의 그물이나 낚시에 우연히 걸리면서 ‘전설의 심해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내 어획량은 연간 30마리 안팎에 불과하다. 희소성이 높아 한 마리에 수백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이번 성과는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나왔다. 연구원은 2017년부터 50~700g 크기의 어린 돗돔 28마리를 확보해 육상 수조에서 장기 사육해왔다. 심해어인 돗돔은 어획 과정에서 급격한 압력 변화에 따른 감압 충격으로 생존율이 매우 낮고, 어미로 성장하는 데도 8~10년 이상 걸려 연구 자체가 쉽지 않았다.

연구진은 장기간 사육 끝에 몸길이 1m급 어미 8마리를 확보했다. 지난해 5월 암컷 2마리의 첫 산란을 확인했지만 수정란 상태가 좋지 않아 부화에는 실패했다. 이후 적정 먹이 공급과 영양 강화, 번식 생태 연구를 통해 수정란의 품질을 개선했고, 올해 마침내 200만 개의 수정란을 확보해 50만 마리 인공 부화에 성공했다.

돗돔은 세계적으로도 인공 종자 생산이나 양식 연구 사례가 거의 없다. 심해 서식 특성과 긴 성장 기간 때문이다.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도 단순한 부화 성공을 넘어 양식 산업과 수산자원 복원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경남 수산자원연구소 돗돔.송봉근 기자

경남 수산자원연구소 돗돔.송봉근 기자

연구원은 앞으로 인공 부화한 어린 돗돔을 활용해 초기 생활사와 적정 먹이생물, 사육 환경 등을 규명하는 기초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대량 종자 생산 기술을 확보해 종 보존과 자원 회복 사업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10년의 집념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라며 “돗돔 인공 부화 성공이 동해안 수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종 보존과 방류 사업,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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