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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문이 아닌 ‘등용문’

중앙일보

2026.05.31 08:02 2026.05.3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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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 등용.” “인재 등용 시스템.” ‘등용(登用)’은 인재를 뽑아서 쓴다는 뜻이다. 이 ‘등용’에 ‘문(門)’을 붙여 ‘등용문’이 된 것인 줄 알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등용(登用門)’은 국어사전에도 없지만 현실에서도 쓰이지 않는다. 어려운 관문이나 시험을 가리키는 ‘등용문(登龍門)’은 이 ‘등용’과 관계가 없다. 한자도 ‘용 룡’ 자인 ‘등용문’은 다음 같은 전설에서 왔다.

중국 황허강 중류에 물이 아주 급하게 흐르는 곳이 있다. 이름은 ‘용문(龍文)’이다. 이곳에 잉어가 많이 모이는데, 거의 오르지 못한다. 만약 용문을 오르는 잉어가 있다면 용이 된다는 전설이 있다. 이 전설에서 유래해 ‘등용문’이란 말이 나왔다. ‘용문에 오른다’는 뜻이다. 잉어가 용문을 오르기 쉽지 않듯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크게 출세하게 됨. 또는 그 관문을 뜻하는 말”이 됐다.

‘산에 오른다’는 ‘등산(登山)’이 ‘등+산’ 구조이듯 ‘등용문’도 ‘등+용문’이다. 지역을 가리키는 ‘용문’에 ‘오를 등’이 접두사처럼 붙은 것이다. ‘등용’과 ‘문’이 결합한 구조가 아니다. 이런 형태였다면 ‘등룡문’으로 적어야 했다. 한글 맞춤법 제11항에는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또는 ‘ㄹ’ 소리로 나더라도 두음법칙에 따라 적는다”는 규정이 있다. ‘등용문’은 이 규정을 따랐다.

다음 같은 낱말들도 두음법칙이 적용돼 쓰인다. 공염불(空念佛), 몰이해(沒理解), 열역학(熱力學), 사육신(死六臣), 수학여행(修學旅行), 청요리(淸料理). 두음법칙을 인정하지 않는 북한에서는 본음대로 ‘등룡문’으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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