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프랑스에 최대 750억 유로(약 131조 8000억원)를 투자해 유럽 최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와 블룸버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손정의(사진)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프랑스에 총 5GW(기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의 유럽 첫 AI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원자력 발전소 5개 수준의 전력 용량이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AI 인프라·로봇 제조 허브 구축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가동을 멈춘 발전소 부지를 소프트뱅크에 넘겨 데이터센터로 전환한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프랑스의) 일자리 창출과 디지털 인프라 강화, 디지털 주권 달성에 기여하는 투자”라고 기대했다.
전력과 데이터센터 확보는 AI 경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프랑스는 원자력 발전을 기반으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도 미국보다 싸다”며 “(프랑스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한 계획은) 계산 자원과 AI 사업이 미국에 집중되는 리스크도 분산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손 회장은 프랑스 매체와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에너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라는 점이 이번 투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최근 소프트뱅크는 AI 인프라에 전방위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AI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밝혔다. 미·일 기업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5000억 달러(약 754조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5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는 컨소시엄에도 오픈AI·엔비디아·오라클 등의 기업과 참여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가운데 잰걸음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2월 ‘AI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수년간 정부와 민간에서 1000억 유로 이상을 AI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닛케이는 “프랑스가 AI의 제3극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기까진 막대한 자금 조달과 고객사 확보 등 과제가 적지 않다. 앞서 오픈AI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건립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연이어 축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