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신형 그랜저에 차세대 생성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글레오AI’를 탑재했다. 조수석에서 “창문 2㎝만 열어줘”라고 요청하자 정확하게 수행했지만, 이어서 “창문 3㎝만 열어줘”라고 요청하자 조수석 창문 3분의 1가량(약 15㎝)이 열렸다. 추가학습이 필요해보인다. 고석현 기자
현대차의 대형 세단 ‘그랜저’가 인공지능(AI) 비서를 태우고 소프트웨어중심차(SDV)로 돌아왔다.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탑재했다.
현대차 주요세단 내수판매 추이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그랜저는 2023년 11만대 넘게 팔리는 등 국내 세단 판매 1위를 지켜왔지만, 지난해 7만1775대로 낮아져 그 자리를 ‘아반떼(CN7, 7만9335대 판매)’에 내줬다. SDV로 돌아온 그랜저는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까.
새로 출시된 그랜저 차량 중간 센터페시아에는 17인치 대형 센터 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장착됐다. [사진 현대차]
새로 출시된 7세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의 가장 큰 변화는 17인치 대형 센터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다. 신용진 현대차 책임연구원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측면에서는 테슬라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사용자 조사에서도 호평받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 내 비서’ 역할을 할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차세대 생성AI 에이전트 ‘글레오AI’도 탑재됐다. 글레오는 “창문을 열어줘” “에어컨 온도를 조절해줘” 등 간단한 조작요청이나, 여행코스 추천 같은 요청사항을 이해하고 처리해냈다. 다만 글레오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은 제한적이었고, 발화자 위치 인식이나 대화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끝내는 등 오류도 있었다. 글레오에게 ‘신형 그랜저의 장단점이 뭐냐’ 물었더니 “플래그십 세단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첨단 기술을 갖췄지만, 가격대가 높거나 크기와 연비가 일부 사용자에게 아쉬울 수 있다”고 답했다.
운전석 계기판이 있던 자리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슬림정보창’이 들어섰다. 고석현 기자
외관은 프런트오버행(앞 범퍼 끝~앞바퀴 중심 거리)이 15㎜ 길어졌다. 실내공간도 넉넉하고, 그랜저다운 고급스러운 느낌은 여전했다. 도어에는 ‘버튼 터프팅’(가죽을 단추로 고정하는 디자인) 등을 적용해 1세대 그랜저의 헤리티지를 잘 살렸다. 운전석 계기판이 있던 자리엔 직사각형 모양의 ‘슬림 정보창’이 들어섰다. 하지만 운전자에겐 전방 헤드업디스플레이(HUD)와 슬림 정보창, 오른쪽 센터디스플레이 등으로 정보가 분산돼 혼란스러울 수 있다. 테슬라와 달리 비상등·공조·미디어 조작 등에 필요한 물리 버튼을 남겨둬 직관적 조작이 가능했다.
가속 시 시속 40㎞·60㎞·100㎞를 돌파할 때 속도가 잘 붙지 않고 ‘우웅’하는 엔진 배기음이 들렸다. 현대차 측은 “변속기가 상향변속되면서 분당회전수(RPM)가 낮아져서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 기준 4185만원부터(개별소비세 3.5% 적용 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