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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인 과학인재 톱티어 비자 확대, 문턱 더 낮춰야

중앙일보

2026.05.31 08:24 2026.05.3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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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부산의 국립부경대가 외국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국립부경대는 2024년10월 기준 학·석·박사과정, 석박사통합과정, 교환학생, 연수과정, 복수학위 등에 68개국 1752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해 2월 부산의 국립부경대가 외국인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국립부경대는 2024년10월 기준 학·석·박사과정, 석박사통합과정, 교환학생, 연수과정, 복수학위 등에 68개국 1752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정부가 해외 첨단 과학기술 분야 교수와 연구원을 유치하기 위해 정주 혜택을 주는 ‘톱티어 비자’를 확대 시행한다. 최우수 인재와 가족에게 거주(F-2) 비자를 즉시 부여하고 영주권 취득 시한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인재 확보가 곧 국력인 시대에 해외 인재의 문턱을 낮추는 전향적인 제도를 내놓은 것은 시의적절하다.

하지만 지금의 대책만으로는 심화하는 국가 연구개발(R&D) 인력난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인구 급감과 이공계 기피 위기는 미래의 경고가 아니라 이미 연구 현장을 집어삼킨 현실이다. 대학원 실험실에서는 신입생이 없어 연구 과제를 반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분야만 보더라도 자본을 무기로 인재를 빨아들이는 미국, 압도적 인재 풀을 자랑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밀리고 있다. 인구추계상 앞으로가 더 심각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금의 위기는 과거 1970~80년대 정부가 ‘둘만 낳아 잘 기르자’며 공세적으로 폈던 산아 제한 정책의 부메랑이다. 연구 인력 고갈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과학입국의 맥이 끊기기 전에 고급 기술 인력을 국내로 빨아들일 수 있도록, 더욱 과감한 패키지 인센티브가 보태져야 한다.

톱티어 석학뿐 아니라 국내 첨단 연구와 스타트업 현장의 ‘허리’를 지탱할 동남아 등 제3국의 유망한 고급 기술 인재들에 대한 규제도 과감히 풀어야 한다. 까다로운 연봉 기준과 경력 제한에 막혀 정작 필요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이들을 채용하지 못하는 모순부터 해결해야 한다. 국내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마친 외국인 엘리트 유학생들이 비자 장벽에 막혀 일본 등지로 떠나지 않도록 취업과 장기 체류 문턱을 전면 낮추는 조치가 시급하다. 지난 대선 기간 여야를 막론하고 핵심 화두로 등장했던 이민청 설립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전향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인구 문제를 흔히 ‘정해진 미래’라고 하지만, 진짜 위기는 준비하지 않은 국가에 현실로 다가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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