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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사경 80명, 법왜곡죄로 고소당해…“검사가 지휘해달라”

중앙일보

2026.05.31 13:00 2026.05.3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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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들이 최근 검찰개혁추진단에 “검사의 수사지휘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전환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과 함께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 역시 사라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나온 목소리다.

31일 특사경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지식재산처ㆍ식품의약품안전처ㆍ농산물품질관리원과 서울특별시ㆍ경기도ㆍ부산광역시ㆍ울산광역시 소속 특사경 담당자가 지난달 추진단을 방문해 이 같은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3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안이 가결됐다. 뉴스1

3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안이 가결됐다. 뉴스1


조직 규모가 작은 특사경 대다수는 형사소송법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형사책임 우려를 법률 전문가인 검사의 수사지휘가 필요한 핵심 이유로 꼽았다. 또 검사 수사지휘를 폐지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은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특사경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본적으로 행정공무원인 특사경은 형사소송법과 수사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법률 전문가 조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법왜곡죄 두달 만에 특사경 80명 고소
특히 수사 절차상 문제가 생겼을 때 형사책임 우려도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법왜곡죄 시행(3월 12일) 이후 4월 말까지 이 법에서 규정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고소당한 특사경 숫자만 80명에 달한다.

추진단은 6ㆍ3 지방선거 직후 당정 협의를 거쳐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행 형사소송법(245조의 10)은 특사경의 모든 수사는 검사 지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정부와 여당에 의해 통과한 공소청법엔 검사의 특사경에 대한 수사지휘 문구가 삭제됐다.

추진단 면담에 참석한 특사경 관계자는 “일단 특사경 장기근속이 어렵고 하다 보니 검사 지휘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가 상당히 많다”며 “단순한 단속이나 이런 업무는 상관없는데 수사는 기존 업무와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면담에 있었던 또 다른 특사경도 ”특사경이 지휘 없이 독자적으로 했을 때 절차상 위법 등 문제로 수집한 증거가 채택이 안 되거나 법왜곡죄로 고발될 우려가 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사경 절반은 경력 1년 미만
실제 2024년 기준 전체 특사경 중 2년 이상 장기근속 인원 비율은 35.3%에 불과했다. 전체 인원의 48%는 경력이 1년 미만이었다. 익명을 원한 한 도청 특사경 관계자는 “도청이라곤 하지만 전담 특사경 부서 인원은 4명이 전부다. 서울시나 경기도 외에는 지자체에서 특사경을 제대로 운영하는 건 인력상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자치단체 특사경은 행정 업무랑 병행해서 자격만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검사 같은 수사 전문가 없이 자체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법무부가 지난 1월 특사경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을 때도 추진단 면담과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병무청‧경상북도 등은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부산시‧강원도‧울산시 등은 검사 파견 제도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용노동부는 일선 검찰청에 노동부 사건 전담 검사를 두고 장기근속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사경 파견 검사 “지휘는 책임의 문제”
지난해엔 기후부가 검사 파견을 재차 요청하면서 공석이던 파견 검사 자리가 3개월 만에 채워지기도 했다. 이상미 검사(사법연수원 40기)가 지난해 11월부터 기후부에 파견돼 특사경과의 협업과 법률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검사는 “수사를 기획하는 단계부터 수사와 법적인 절차 자문을 모두 하고 있다. 파견이라기보단 한 팀으로 움직인다”며 “환경 수사는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김앤장과 같은 대형 로펌을 상대해야 하는 일이 많다. 법적 시비가 생기지 않도록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사경 역량이 떨어져 검사의 수사지휘가 필요한 게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수사지휘가 없으면 송치와 불송치를 특사경이 책임져야 한다”며 “일선 특사경은 순환 보직인데 법적인 책임부터 불복으로 인한 민원 업무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현실적으로 특사경이 검사 지휘를 받고 있다는 게 외부 압력을 차단하는 근거로 쓰이고, 비협조적인 수사 대상자를 압박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미 검사(기후에너지환경부 파견) 인터뷰


Q: 현재 기후부 내에서 하는 업무는?

A: 환경조사담당관실 환경범죄 법률자문관이다. 낙동강 상류의 폐수가 하류까지 흘러가 피해를 야기하듯 환경 범죄는 한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여러 지역을 아우르고 은밀하게 행해지는 환경 범죄를 적발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기후부 특사경 조직이 만들어졌다. 2016년부터 법률자문관 형태로 검사가 파견돼 수사의 기획 단계부터 손발을 맞추고 있다. 일반적인 수사절차부터 법 적용, 징벌적 과징금까지 법률 전문가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Q: 특사경의 수사 역량은?

A: 기본적으로 기후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인허가나 단속 업무 담당했기 때문에 환경 관련 전문성이 있다. 여기에 2016년부터 검사 파견을 통해 수사 역량 키워 압수수색, 증거 분석과 포렌식까지 수사 역량도 뛰어나다. 다만 특사경마다 수사 역량 차이가 크다. 작은 지자체는 특사경이 직접 수사해서 송치하는 경우 많지 않고, 경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의뢰하는 식으로 주로 처리한다.


Q: 특사경 수사 역량이 충분해 수사지휘가 필요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A: 지휘를 한다는 건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지휘가 없으면 송치와 불송치를 특사경이 모두 해야 하는데 책임이 뒤따른다. 만약 특사경 결정에 불복하게 되면 그 절차나 민원은 누가 맡을 것이며, 법적 책임을 행정공무원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수사의 독립성이나 공정성도 우려된다. 정부부처나 지자체는 아무래도 수사기관보다 외부 압력에 노출되기 쉽다. 그럴 때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 ‘파견 검사가 나와 있다’는 게 압력을 차단하는 방패막이로 작용해왔다.


Q: 특사경 내에서 제도 변화 우려에 대한 반응은?

A: 특사경은 부처 내에서 힘든 업무다. 사명감으로 하는 건데 앞으로 책임도 전부 떠안으라고 하면 기피 부서로 전락하고, 환경 수사가 위축될 수 있다. 일반 국민도 인공지능(AI) 찾아보면서 절차 따지는 상황인데 환경 사건은 대부분 기업 사건이라 대형 로펌을 상대로 법률 쟁점을 사소한 것부터 전부 다툰다. 적극적으로 수사하는 데 부담이 매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Q: 특사경이 수사 업무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어떤 부분인가?

A: 중앙부처는 큰 수사를 많이 하지만 지자체나 규모가 작은 특사경은 강제수사는 거의 안 하고, 소환조사 자체도 어려워한다. 일선 검사들은 특사경으로부터 ‘공무원이 뭔데 나를 소환해 조사하느냐’는 식으로 버티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럴 때 검사는 소환 조사를 재차 지휘하고, 특사경은 ‘검사가 지휘해 조사해야 한다. 아니면 검찰청에서 조사받는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소환이 가능해진다. 수사지휘의 긍정적 효과 중 하나다.



정진호.김성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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