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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민원 터졌던 ‘박카스 할머니’…인천 만월산에 다시 떴다?

중앙일보

2026.05.31 19:18 2026.06.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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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아는 일이 없으니 여기서 술이나 커피라도 팔아야죠….”

지난달 인천 만월산 산길에서 술과 커피 등을 팔던 50~60대 여성 2명이 경찰과 담당 지자체 단속에 걸렸다. 만월산은 예전부터 상행위와 성매매 민원이 다수 접수되던 곳인데, 이른바 ‘박카스 할머니’ ‘텐트 아줌마’라고 불리는 중장년·노인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던 장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여성 노인들의 불법 상행위는 성매매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 복지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월 28일 찾은 인천 남동구 만월산 입구. 만월산에서는 예전부터 불법 상행위와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 변민철 기자.

5월 28일 찾은 인천 남동구 만월산 입구. 만월산에서는 예전부터 불법 상행위와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 변민철 기자.

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남동구와 남동경찰서는 지난달 19일 만월산 산길에서 무허가 상행위를 하던 50~60대 여성 2명을 적발했다. 앞서 경찰은 전날 “여성이 산에서 술과 커피를 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나가 상황을 확인했다. 이후 남동구에 합동단속을 요청했다. 남동구는 예전부터 만월산에서 성매매와 상행위가 이뤄진다는 민원이 다수 접수되던 곳임을 고려해 경찰 요청에 따라 함께 단속에 나섰다.

산에 오른 단속팀은 중턱과 정상 인근에서 무허가 영업이 의심되는 50~60대 여성을 발견했다. 현장에서는 돗자리·파라솔과 술이나 음료가 든 가방이 발견됐다. 남동구는 파라솔 등 불법 적치물을 모두 철거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예전부터 성매매나 상행위 관련 민원이 있었는데, 경찰 요청으로 이번에 단속에 나섰다”며 “현장에서 상행위 등이 직접 적발되지 않아 불법 적치물만 모두 철거하고 계도 조치했다”고 말했다.



노인 불법 상행위, 성매매로 이어져

인천 부평구 부평동과 남동구 간석동·만수동에 걸친 만월산은 수십 년 전부터 상행위와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민원이 접수되던 곳이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은 50대 이상 중장년과 노인들로, 박카스를 팔고 텐트에서 성행위를 한다고 해서 박카스 할머니나 텐트 아줌마 등으로 불렸다. 도시가 개발되고 담당 지자체·경찰이 단속에 나서면서 산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여성들은 많이 사라졌다. 지난달 28일 인천 만월산 등산로에서 만난 한 등산객에게 만월산에서 벌어지는 성매매·불법 상행위에 관해 묻자“예전엔 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있느냐”고 반문했다.
인천 남동구 만월산 등산로 초입에 자리잡은 일반음식점들. 변민철 기자

인천 남동구 만월산 등산로 초입에 자리잡은 일반음식점들. 변민철 기자


등산로 초입에는 개나리·장미 등 꽃 이름으로 된 일반음식점이 여전히 영업 중이었다. 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들도 대부분 60~80대 여성 노인들로, 술·커피·박카스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중 한 가게를 운영하는 70대 여성으로부터 만월산 상행위와 성매매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나도 30년 전부터 만월산 중턱에서 일했다”고 했다.



‘죽여주는 여자’로 조명…복지적으로 접근해야

이 여성은 “예전에는 산에 70~80명이 일했다. 1만~3만원을 받고 커피나 술을 팔았고, 우산 같은 것으로 가리고 영감들 마사지를 해줬다”며 “지나가는 나그네들이 워낙 신고를 많이 하니까 이제는 산에서 일하는 여자들은 많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산에서 적발된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이 일을 하면서 돈을 좀 번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도 있다”며“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월세가 드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니 단속을 해도 다시 산을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은 노년 빈곤과 성매매를 다룬 윤여정 주연의 영화 ‘죽여주는 여자’를 통해서도 사회적으로 조명된 바 있다.

경찰과 담당 지자체는 관련 신고 들어오면 현장을 단속하고 있지만, 산에서의 상행위나 성매매 직접 적발은 어려워 대부분 계도 조치하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장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산에서 영업하니 사실 현장을 잡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박신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정책위원장은 “성매매 노인 중에는 어릴 때부터 일을 시작한 사람도 많고, 자녀가 없는 빈곤층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노인들은 다른 일을 하기도 어렵고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어렵다. 정부가 이들을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계층으로 보고, 복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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