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이 877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초호황 덕분인데,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누적 무역흑자도 5개월 만에 1000억 달러를 넘어서며, 기존 연간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일 산업통상부가 집계한 올해 5월 수출액은 877억5000만 달러(130조8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2% 증가했다.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조업일수(20.5일)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42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0.7% 증가했다. 일 평균 수출액이 40억 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877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3.2% 늘었다.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이며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월 800억달러를 상회했다. 사진은 이날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에도 반도체가 전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371억6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69.4% 늘며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수출액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2.3%로 1년 전보다 18.2%포인트, 전월보다 5.2%포인트 올랐다. 월간 기준으로 반도체 수출 비중이 40%를 넘어선 건 처음이다. 이 밖에 컴퓨터 수출이 인공지능(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전년보다 290.7% 증가한 41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정보기술(IT) 전 품목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석유·화학 제품도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효과를 누렸다. 특히 휘발유와 경유 등을 포함한 석유제품은 정부의 수출 통제로 물량은 감소했지만 단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수출액이 전년보다 47% 증가한 5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새로 주력 수출품목에 포함된 비철금속(41.5%), 농수산식품(4.7%), 화장품(24.2%) 등도 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를 포함해 12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김지윤 기자
반면 자동차 수출은 전년보다 5.9% 감소한 5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감소와 현지 생산 일수 등이 감소 원인이다. 일반기계(-6.3%), 가전(-21.7%), 섬유(-6.6%), 철강(-2.1%), 전자기기(1.7%) 등 전통 제조업의 수출은 감소했다.
수입액은 전년보다 20.8% 증가한 608억 달러로 집계됐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원유 수입액이 25% 증가한 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연간 수출액이 9000억 달러를 넘어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현재의 추세라면 한국은행이 제시했던 9500억 달러 전망치에 근접하거나 그 이상도 가능할 수 있다”며 “낙관적으로 본다면 연간 1조 달러 수출 달성도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출 호조가 반도체와 일부 대기업에 집중된 점 등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5대 수출기업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5%로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