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계룡시장 후보가 계룡스파텔을 이전하겠다고 공약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종에서는 해양수산부(해수부)산하기관 추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대전과 세종에 있는 기관·시설이 대거 이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 시민단체인 '해수부지킴이단'이 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는 해수부 부속기관 이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 해수부지킴이단
━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 중단하라"
세종지역 시민단체인 해수부시민지킴이단은 1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 옛 해양수산부 앞에서 ‘해수부 산하기관 부산 이전 추진 반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부산해양수도특별법 시행령이 통과됨에 따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과 한국항로표지기술원 등 해수부 산하 기관의 부산 이전이 가시화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는 해수부 산하 기관 이전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2개 기관은 세종시 아름동에 있다.
해수부시민지킴이단은 "정부와 정치권이 실질적인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법안 제정 등은 미룬 채 세종시에 안착한 기관만 빼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해수부지킴이단은 “지난해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세종시 인구가 계속 줄고 지역경제도 침체하고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까지 정부 부처 이전을 공약한 상태라 선거가 끝나면 세종시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해수부지킴이단 대표 박윤경씨는 “부처·기관 빼내가기가 가속화하며 ‘세종시가 ‘핫바지’ “동네북’이 됐다’는 말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직원 850명)가 지난해 12월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세종시 인구는 지금까지 1400명 정도 줄었다.
국민의힘 이장우(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대전시장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31일 대전 유성구 대온장 사거리에서 '계룡스파텔 이전 공약 규탄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 충남 계룡시장 후보가 유성구에 있는 계룡스파텔을 계룡으로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 반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룡스파텔 정문. 김성태 객원기자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광주광역시장 후보와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각각 전남·광주와 전북에 유치하겠다”고 했다.
━
2021년에는 대전에서 중기부 이탈
대전도 상황이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 계룡시장 후보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유성온천에 있는 휴양시설인 계룡스파텔을 계룡시로 옮기겠다고 공약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중앙당 차원에서 예산과 제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계룡스파텔’은 약 5만 6000㎡ 부지에 객실, 대형 온천 목욕탕·사우나, 대규모 잔디광장 등을 갖춘 유성온천 특구의 핵심 시설이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 이전 문제까지 소환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정부 부처는 한 곳에 모여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난다”며 정부대전청사에 있던 중소벤처기업부를 세종으로 옮겼다. 여기다가 유성온천 지구에 있던 유성호텔·리베라호텔·아드리아호텔 등 주요 호텔이 줄줄이 문을 닫아 침체가 가속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독려로 부산 동구 수정동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 임시 청사 건물 전경. 송봉근 객원기자
국민의 힘 "대전이 사라진다"
국민의힘 대전지역 각 후보는 지난달 31일 유성온천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대전이 사라진다. 민주당에서 중기부에 이어 계룡스파텔까지 팔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할 당시 민주당 정부의 국무총리와 장관, 민주당 대전시장 등 지역 정치인들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계룡스파텔 이전에 대해 민주당 시장·구청장 후보 등은 생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휘 유성구청장 후보도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와 정용래 유성구청장 후보는 의견을 내놔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계룡스파텔 이전 논란에 대해 “인접 지자체인 계룡시 후보가 국방도시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독자적으로 제시한 지역 발전 구상일 뿐"이라며 "유성의 소중한 자산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거나 넘겨주겠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